2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철민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올해 4월 기준 국내 기업집단 가운데 농업분야에 진출한 대기업은 CJ, 아모레퍼시픽, 카카오, 하림, 하이트진로, 한화, 현대자동차, 농협 등 총 8개 기업집단의 25개 계열사에 이른다. 이들 농업분야 진출 국내 대기업들의 총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4364억7500만원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공개시스템(OPNI)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가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농업분야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많이 진출한 기업집단은 양돈, 양계, 젖소사육업, 조류사육업, 축산업 등에 진출한 ‘하림’이다. 하림은 양돈업인 농업회사법인 주)선진한마을을 비롯해 15개 회사를 거느리며 3218억47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양돈, 양돈정액판매업을 영위하는 CJ돈돈팜(주), 곡물 및 기타 식량작물재배업의 CJ브리딩(주) 등 2개 회사에 진출한 CJ 기업집단은 약 482억88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모레퍼시픽도 2007년부터 음료용 및 향신용 작물재배업인 농업회사법인 주)오설록농장에 진출해 134억4300만원을 벌었다.
기업집단(企業集團)이라고 하면 상품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업이 하나의 특수 회사에 의해 지배·운영되는 독점적 기업 형태를 말한다. 동일인이 사실상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회사의 집단으로서 지분율기준 또는 지배력기준으로 기업집단의 범위, 즉 계열사 여부를 판단한다. 공정위는 매년 4월, 자산 5조원 이상인 재벌 등 대기업들을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있다.
기업의 농업참여는 정부의 ‘인허가’ 사항이 아니고, 정부 통계에 관한 기본법인 통계법에서도 기업의 농업참여에 관한 통계조차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다른 업종들의 대부분은 영세한 기업이나 영세 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와 규제가 있는데 농업분야 진출만큼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실정이다.
김철민 의원은 "국내의 대기업들은 돈이 되고, 이윤이 남는다 싶으면 농업분야에도 무분별하게 진출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생산기반이 취약한 영세 농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망, 고급 기술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무분별하게 국내 농업에 진출할 경우 영세농민의 피해가 우려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