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구글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메신저 앱 ‘알로(Allo)'를 본격 출시하면서, 메신저 앱 최강자 페이스북과 치열한 'SNS 전쟁'을 벌일 전망이다.
국내에선 대부분 카카오톡을 이용하지만, 세계 규모에서 보면 페이스북 산하 '왓츠앱'과 '메신저'가 주류이며 이용자 수는 약 10억명에 달해, 전 세계 메신저 앱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IT업계 관계자는 25일 "이제 메신저 앱은 단순한 대화를 위한 도구를 넘어 차세대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차세대 플랫폼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페이스북과 애플은 이미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구글이 이번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고 분석했다.
구글의 알로는 지난 5월 개최된 구글 개발자회의 ‘Google I/O 2016’에서 이미 발표한 바 있는 인공지능 봇을 활용한 메신저 앱이다.
알로의 가장 큰 특징은 구글의 AI 봇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됐다는 점이다. 이용자들은 알로를 통해 AI 봇과 1대1로 대화할 수 있으며, 그룹 채팅 중에 AI 봇을 불러 대화에 참가시킬 수도 있다. AI 봇을 채팅 중에 참가시키면 대화 중에 나온 식당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알려주고, 메뉴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알로에 탑재된 구글 어시스턴트는 AI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대화 흐름과 과거 발언 등을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분석하며, 축적된 정보 중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을 답변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구글이 메신저 앱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행아웃(Hangouts)'이라는 메신저 앱과 함께 구글의 대표적 SNS ‘구글플러스(Google+)'가 존재하지만 전 세계 17억명이 이용하는 페이스북에 비하면 존재감은 크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의 정보를 수집해 AI의 머신러닝에 활용하려는 구글에게 SNS와 메신저 분야는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며 "이 분야에서 세계규모로 압도적인 지위를 구축해 인공지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페이스북은 구글의 최대 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의 정보를 수집해 AI를 강화하고, 자사 서비스 확대를 도모하는 구글에게 메신저 앱과 SNS는 중요한 정보수집 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신저 앱과 SNS는 구글 검색과 위치정보만으로 얻을 수 없는 ‘누구와 누구가 연결돼 있다’는 인간관계와 ‘언제 누가 어떤 대화를 하고 있는가’라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정보, ‘어떤 취미를 갖고 있고, 어떤 뉴스에 관심이 있는지’ 등의 개인 취향도 입수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AI를 강화해 이용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광고수익을 위한 새로운 사업의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이번에 출시한 알로로 메신저 앱 시장을 얼마나 장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면서도 “AI기능이 탑재된 특징 만으로 페이스북 메신저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