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21일 새벽 4시쯤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약 18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검찰은 롯데그룹 비리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신 회장이 검찰 조사에 응하면서 총수일가에 대한 수사가 막바지에 왔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검찰은 신 회장과 부친 신격호(94) 총괄회장, 형 신동주(62) 전 부회장, 신 총괄회장의 사실혼 부인 서미경(57)씨 등 총수일가를 모두 기소할 방침이다.
흠이 하나 있다. 수천억원대의 탈세 혐의를 받으면서 일본에서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서씨로 인해 롯데그룹 비리 수사 전체에 차질을 빚었던 것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서씨에 대한 소환조사만 했어도 신 총괄회장의 혐의를 입증하는데 더욱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현재 검찰은 서씨를 대상으로 국내 전 재산을 압류하고 여권무효화 등 사실상 강제 귀국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범죄인 인도 청구에 2~3개월 이상 걸린다고 보고 조사 없이 기소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 국적만 보유한 서씨는 국내 여권이 말소되면 불법체류자 신세가 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서씨는 여전히 잠적하고 있으며 묵묵부답인 상태다. 일본 롯데나 관련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어찌 됐건 평생 도망만 다닐 순 없다. 노블리스 오블리주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라는 것이다. 신 씨의 잠적은 재벌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더 키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