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일본은행이 이번 주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결정과 함께 지금껏 추진했던 통화정책을 총괄 검증한다는 계획인 가운데 회의 결과를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3년 4월부터 일본은행의 양적·질적 완화정책이 실시된지 3년 반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 디플레이션 심리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일본은행이 목표로 했던 2% 목표 달성은 여전히 요원하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은행이 2% 물가 목표에 씌운 2년이라는 시간 제한을 철회하여 지나친 추가 부양책에 대한 압박을 덜어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일본은행의 정례회의가 다가올 때에는 부양책 확대 기대감이 늘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건 시장은 급격히 요동쳤다.
일부 정책위원들은 시간 제한을 철회하는 대신 부양책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엔화 강세를 막고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자는 입장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일본은행이 부양책 의지를 확인시키기 위해 이번 정례회의에서 현행 -0.1%인 마이너스 금리를 추가 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행은 경제와 소비자물가가 지나치게 약하다고 판단되면 주저하지 않고 추가 부양책을 실시하겠다고 말해왔고 그 옵션으로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꼽히고 있다.
다만 지난 1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후 은행의 예대마진이 줄었고 장기 국채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여기에 투자했던 보험사, 연기금이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일본의 30년물, 40년물 국채 수익률이 거의 제로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수익률 곡선은 평탄해졌다.
따라서 일본은행이 필요시 적기에 추가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들 수 있도록 이번 회의에서 장기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부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일본은행이 만기가 20년 이상인 장기 국채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국채 매입 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그 중 한 가지 방법은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 방향을 단기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최근 몇 주간 장기물 국채 수익률은 소폭 올랐는데, 도쿄 소재 웨스턴 자산운용의 도이 카즈토 투자부 대표는 “최근 수익률 곡선이 다소 가팔라진 것은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변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의도와 다르게 이 조치가 긴축정책으로 해석될 가능성과 시장에 중단기 국채가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 등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일본은행은 회사채 매입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행은 앞서 주식 매입 규모는 확대했지만 회사채 매입은 3조2000억 엔 규모로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은행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보다 유연한 방식으로 변화를 줄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적완화 효과를 유지하면도 관련 리스크는 낮출 수 있도록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 규모를 연간 80조엔으로 일정하게 고정하기보다는 여건이 허락하는 한 일정 범위를 정해 국채 매입량을 조절하는 방식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소재 RHB 증권의 토마스 램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행의 정책 결과를 두고 각종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며 "미국 역준 역시 같은 날 정책회의 결과를 발표하지만 연준의 깜짝 정책 가능성이 앉은 만큼 시장으로선 일본은행 회의 결과에 더 급격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