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좌장·킹메이커 ‘이해찬 복당’…역할론은 ‘반기문 저격수’

2016-09-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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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식 야권 통합 본격화 신호탄…지지층 결집·충청권 표심 확보 기대

친노 중심 대선 진행 땐 역풍 우려도…이해찬 역할론에 따라 범친노 분화

뜨거운 감자였던 이해찬(7선·세종) 무소속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복당이 19일 1차 관문을 넘었다. 더민주 추미애호(號)가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이해찬 복당’을 추진키로 하면서 2017년 정권교체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18일 원외 정당인 민주당과의 소통합에 이은 두 번째 승부수다. [사진=이해찬 의원 공식홈페이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뜨거운 감자였던 이해찬(7선·세종) 무소속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복당이 19일 1차 관문을 넘었다. 더민주 추미애호(號)가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이해찬 복당’을 추진키로 하면서 2017년 정권교체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18일 원외 정당인 민주당과의 소통합에 이은 두 번째 승부수다.

친문(친문재인)계 지지를 업고 출범한 추미애호가 친노 좌장인 ‘이해찬 복당’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정치적 의미가 적지 않다. 야권 통합을 위한 신호탄임과 동시에 ‘충청권 대망론’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견제용적 성격이 짙다. 대표적인 킹메이커인 이 의원은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현역 최다선 의원이자 차기 대선의 캐스팅보트인 충청권의 터줏대감이다.
하지만 더민주의 딜레마도 만만치 않다. 지난 4·13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범친노계와 친문계의 앙금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양측이 화학적 결합에 실패할 경우 역으로 친노 분화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추가 통합보다는 분화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얘기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이날 더민주 내 친노계를 향해 “지난 대선 패배가 역사에 죄를 지은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해찬 복당, DJ+盧 결합…지도부 이견 ‘無’

더민주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이해찬 복당’ 여부를 논의한 결과, 이견 없이 이를 추진키로 했다. 1차 관문인 최고위를 넘은 ‘이해찬 복당’ 문제는 이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 심사→당무위원회’를 거쳐 확정된다.

더민주 당헌·당규에는 ‘탈당한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하기 전에는 복당할 수 없다’고 돼 있지만, 당무위 의결은 예외조항이다. 당 최고위뿐 아니라 당무위 다수를 당 주류가 장악한 만큼, ‘이해찬 복당’은 시간문제다. 이 안건이 당무위를 통과할 경우 더민주 의석은 총 122석으로 늘어난다. 더민주는 이달 안으로 이 의원에 대한 복당 문제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의 두 번(민주당과 합당·이해찬 복당 추진)의 승부수는 2017년 대선을 향한 새판 짜기의 신호탄이다. 추석 연휴 전후로 원외 민주당과 친노계 좌장의 결합을 꾀한 것은 민주정부 10년의 고(故)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층 복원이라는 분석이다. 

세력상으로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과 친노 지지층, 지역적으로는 호남과 부산·경남(PK), 세대로는 5060세대와 2040세대 간 통합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렸다는 얘기다. 앞서 추 대표는 취임 직후 “집 나간 한 분 한 분을 모셔오겠다”며 야권 통합을 책무처럼 여겼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이와 관련해 “추 대표 통합이 본격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이라며 “더민주가 추진하는 통합이 정권교체의 희망을 높이는 신호탄이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국회 의사당.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반기문 견제카드…親盧 색 강화는 부담

최대 관심사는 ‘이해찬 역할론’이다. 여야 정치권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반풍’(반기문 바람) 방패막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당 내부에선 ‘문재인 대세론’을 위한 킹메이커, 당 외부에선 세종특별시 완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친박(친박근혜)계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반기문 대망론’과 이 의원을 중심으로 한 ‘문재인 대세론’이 강하게 충돌할 전망이다.

앞서 이 의원과 반 총장은 지난 6월8일(현지시간) 뉴욕 회동이 예정돼 있었지만, 공개 여부를 둘러싼 갈등으로 만남이 불발됐다. 당시 이 의원은 반 총장을 향해 “깜이 되지 않는다”고 힐난한 바 있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도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해찬 역할론에 대해 “‘반기문 저격수’”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이해찬 복당 추진 결정에 대해 “이 의원이 유력한 대권후보가 아닌 만큼 대권후보(반기문)에 대한 대항 의미보다는 통합 측면에서 접근했다는 게 정확하다”고 반박했다. 2012년 대선 당시 ‘이(이해찬)-박(박지원)’ 담합 논란으로 촉발한 특정 계파의 패권주의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다만 문 전 대표 역시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정치 경륜과 경험 면에서 우위에 선 이 의원이 차기 대선 국면에서 친노 패권주의 논란의 진원지로 작용한다면, 외연 확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범친노계의 분화는 물론, 야권도 분열한 채 각자도생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노계를 겨냥, “목표는 국민의당이 집권하는 것”이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총선에서 민심의 심판을 받고 살아남은 이 의원의 복당은 예정된 수순으로, 더민주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 의원이 차기 대선 과정에서 2012년 대선 때처럼 중심에 선다면, 역풍이 불 수도 있다. 한 발 빼고 큰 그림을 그리는 편이 낫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신임지도부의 첫 최고위원회 회의가 열린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의실에서 우상호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추미애 당대표.[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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