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유명 브랜드, 외국 본사에 낸 마케팅비 상표사용 대가"

2016-09-1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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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아디다스 한국법인이 독일 본사에 지급하는 국제 마케팅비는 상표 사용의 대가여서 관세를 물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관세법상 수입물품의 관세가격은 물품 대금에 상표권 등의 권리 사용 대가로 지급한 금액을 더해 정하도록 규정돼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14일 아디다스코리아가 "본사에 지급하는 국제 마케팅비에 부과한 관세 59억여원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세관장을 상대로 낸 관세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구매자가 상표권자에게 지급한 금액이 수입물품 과세가격의 가산 요소인 '상표권의 사용 대가'에 해당하는지는 그 실질내용이 사용 대가 성격을 갖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아디다스코리아가 지급한 국제 마케팅비는 권리 사용 대가로 지급한 금액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아디다스 본사는 국제 마케팅 활동의 지출내역을 각국 현지법인에 공개할 필요가 없고, 지출비용을 현지법인들과 사후 정산을 거치지도 않았다"며 "본사와 현지법인들이 함께 세계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면서 그 집행만 본사가 전담하고 현지법인들이 비용을 분담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디다스 본사와 각국 현지법인이 함께 비용을 부담해 국제 마케팅을 한 것이 아니라 본사가 펼치는 마케팅 활동으로 증가한 상표의 가치에 대해 현지법인들이 그 대가를 지급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아디다스코리아는 2009년 독일 본사와 라이선스계약을 맺으면서 상표 사용료로 순매출액의 10%, 국제 마케팅비로 순매출액의 4%를 내기로 했다.

이후 회사 측이 국제 마케팅비는 뺀 채 상표 사용료만 수입 신고하자 서울세관이 2012년 1월 "국제마케팅비도 상표 사용료에 해당한다"며 관세와 부가가치세, 가산세를 합친 59억1175만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국제적 광고에 든 광고비를 본사와 분담한 것에 불과하므로 상표 사용료가 아니다"며 1심 성격의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1심은 "국제 마케팅비는 국제적 마케팅 활동으로 인해 증가한 상표의 가치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것으로 상표 사용료의 성질을 갖고 있다"며 세관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국제 마케팅비는 본사가 국제적으로 홍보, 광고, 후원 등의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금액이므로 상표 사용료와 구별된다"며 관세 부과가 부당하다고 했지만, 대법원은 1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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