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의 새로운 현실: 셰일유 영향 반영하며 변동폭 제한

2016-09-1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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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장기적인 급등·급락 장세가 끝나고 국제유가가 제한적인 거래폭 안에서 움직이는 새로운 현실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절망스러운 일이지만 에너지 업계의 압박은 다소 덜어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11일 전했다.

2014년 중순 배럴당 100달러를 넘던 유가가 올해 1분기에는 배럴당 30달러도 안 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후에는 배럴당 40~50달러 수준에서 방향성 없이 흔들리고 있는데 애널리스트들은 이것이 유가의 새로운 흐름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좁은 거래폭을 유지했던 것은 2014년 8개월 이후 처음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겠으나 가격 변동폭은 현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WSJ의 9월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말 유가가 배럴당 47.02달러를 가리킬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에 비해 유가 변동폭이 제한되고 있는 것은 미국 셰일유 영향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셰일유는 2014년부터 시장을 과잉공급 상황으로 몰아가면서 시장 환경을 변화시켰다. 셰일유 생산을 빠르게 멈추거나 재개할 수 있는 능력이 유가를 낮은 수준에서 안정시키고 있는 것이다.

즉, 유가가 지금보다 높아지면 셰일유 업체들은 빠르게 생산 확대에 나섰다가 4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신속하게 생산을 줄이거나 멈추는 형태를 반복하고 있다.  

12일 현재 아시아 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47.39달러를, 미국산 원유는 배럴당 45.20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많은 원유 업체들이 여전히 저유가에 고전하면서 신규 유정 개발에 주저하고 있지만 올 초 국제유가가 13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와 비교하자면 상황이 나아진 편이다. 또한 항공사와 같이 원유 의존도가 큰 기업들은 안정적인 저유가 흐름에 수혜주로 꼽히기도 한다.

에너지 정크본드는 1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WSJ는 현재 유가 거래폭이 소형 업체들로 인해 에너지 업체 전역에서 디폴트 리스크가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유가가 40~50달러 안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이자 장기 투자자들보다는 단기 투자자들이 소폭의 차익을 노리며 활발히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따르면 7월 26일까지 한 주간 헤지펀드와 여타 투기세력은 유가 하락에 베팅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렸고, 이후 4주 동안에는 숏포지션을 대폭 축소했다.

호엔앤스티어, 크레딧스위스 자산운용, 유니온 인베스트먼트, 콜럼비아 트레드니들 인베스트먼츠 등 투자회사들은 유가가 40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익스포저를 늘리고 50달러까지 오르면 익스포저를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셀 인베스트먼츠의 리 케이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WSJ에 “이처럼 시장에 단기 투자자들이 몰려있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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