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가 모든 사람에게 설레고 반가운 것은 아니다. 취업준비생·독거노인·싱글족 등에겐 명절 연휴가 오히려 기피대상이 된 지 오래다.
취업난을 벗어나고자 하반기 공채 준비에 한창인 취업준비생, 친척들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당직 근무까지 자처하는 싱글족, 명절이 상대적으로 더 쓸쓸한 독거노인 등 연령대별로 추석을 기피하는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결혼 잔소리'에 당직까지 자처하는 싱글족
서울에 거주하는 최씨(35·여)는 매년 돌아오는 명절이 싫다. 20대 후반에는 취업을 하지 못해 주위의 눈치를 보았고, 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한 30대 초반에는 "빨리 결혼하라"는 잔소리를 들어왔다. 현실도피 차원에서 해외여행을 계획한 적도 있지만 엄하신 부모님 때문에 명절은 항상 가족과 보내야 하는 터라 올해는 회사 후배들의 당직까지 자처하고 나섰다.
인천에 거주하는 김씨(38·남)는 "명절증후군은 가정주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나는 오래 전부터 구속되지 않고 자유로운 독신생활을 추구해왔다"면서 "매년 추석이나 설날이 돌아오면 친인척 어르신들의 '결혼 잔소리'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명진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는 "추석은 민족 최대 명절인 만큼 일가의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집안 어른들의 관심사가 결혼이나 출산 등 인륜지대사로 집중돼 있다"면서 "이러한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해당 조건과 상황이 갖춰지지 않았을 경우 거부 반응과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취업 못해 친인척 보기 민망한 취업준비생
취업준비생도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이 달갑지 않다. 덕담삼아 건네는 "올해는 취업해야지"라는 말도 가시가 돼 가슴에 깊이 박힌다. 이 때문에 많은 취준생들이 입사 준비, 학원 등을 핑계로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입사를 준비 중인 이씨(28·여)는 "취업 준비 탓에 마음은 더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명절에 당연히 어른들을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게 예의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찾아뵐 면목이 없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김씨(28)는 "늦은 나이에 고시 공부를 시작했다. 5년전 서울에 있는 학원을 다니기 위해 자취생활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평소 친척 어른들이 "넌 꼭 잘될꺼야"라는 무조건적인 믿음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아 고향을 내려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번 추석 연휴에 구직자 10명 가운데 7명은 취업 준비 때문에 명절을 제대로 보내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409명을 대상으로 '추석연휴 구직활동 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71.9%가 "구직활동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경기침체로 올해 하반기 대졸 신규공채를 진행하는 기업은 전체의 57.4%(146개사)로 절반에 그쳤다. 28.5%(76개사)는 채용 계획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졌고, 청년 취업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귀향포기족'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면서 명절에 고향을 내려가지 않는 취준생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TV 보는 게 유일한 낙"… 명절이 더 외로운 독거노인인천에 거주하는 김씨(38·남)는 "명절증후군은 가정주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나는 오래 전부터 구속되지 않고 자유로운 독신생활을 추구해왔다"면서 "매년 추석이나 설날이 돌아오면 친인척 어르신들의 '결혼 잔소리'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명진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는 "추석은 민족 최대 명절인 만큼 일가의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집안 어른들의 관심사가 결혼이나 출산 등 인륜지대사로 집중돼 있다"면서 "이러한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해당 조건과 상황이 갖춰지지 않았을 경우 거부 반응과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취업 못해 친인척 보기 민망한 취업준비생
취업준비생도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이 달갑지 않다. 덕담삼아 건네는 "올해는 취업해야지"라는 말도 가시가 돼 가슴에 깊이 박힌다. 이 때문에 많은 취준생들이 입사 준비, 학원 등을 핑계로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입사를 준비 중인 이씨(28·여)는 "취업 준비 탓에 마음은 더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명절에 당연히 어른들을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게 예의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찾아뵐 면목이 없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김씨(28)는 "늦은 나이에 고시 공부를 시작했다. 5년전 서울에 있는 학원을 다니기 위해 자취생활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평소 친척 어른들이 "넌 꼭 잘될꺼야"라는 무조건적인 믿음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아 고향을 내려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번 추석 연휴에 구직자 10명 가운데 7명은 취업 준비 때문에 명절을 제대로 보내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409명을 대상으로 '추석연휴 구직활동 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71.9%가 "구직활동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경기침체로 올해 하반기 대졸 신규공채를 진행하는 기업은 전체의 57.4%(146개사)로 절반에 그쳤다. 28.5%(76개사)는 채용 계획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졌고, 청년 취업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귀향포기족'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면서 명절에 고향을 내려가지 않는 취준생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중구 후암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김모(82·남)씨는 "명절 때면 넉넉하진 않았지만 나름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데 지난해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면서 "이번 추석은 인근 자원봉사자들의 방문이 예고됐지만 그 외적인 시간에는 혼자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최모(73·남)씨는 "10년 전쯤부터 자식들과 연락이 끊긴 상태"라며 "가끔씩 시간을 보내는 복지관이 있지만 추석에는 문을 열지 않아 올 추석에도 TV를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독거노인은 고령화 속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의 독거노인 수는 총 137만9000명이다.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5년 전에 비해 18.5%나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 18만1000명, 경기도 20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이런저런 이유로 드러내지 않은 채 고향을 두고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외로운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면서 "특히 사회적으로 외면받고 생활이 취약한 독거노인을 중심으로 자원봉사자 파견을 통해 명절 음식을 전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