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LG화학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인 LG생명과학을 합병한다. 이는 사업 분할이 이뤄진 2001년 4월 이후 15년만에 다시 하나의 기업으로 합쳐지게 된 것이다.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12일 오전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들 두회사는 11월 28일 합병승인 이사회와 합병승인 주주총회를 열고 2017년 1월 1일자로 합병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합병은 양사간 시너지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우선 LG화학은 에너지, 물, 바이오 3대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 아래, 지난 4월 팜한농을 인수하며 그린바이오 분야에 진출한 바 있다. 이후에도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레드바이오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 또한 LG생명과학은 연구개발(R&D)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미래 투자 재원 확보와 핵심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레드바이오란 붉은 혈액을 상징하며, 의료 및 제약분야 바이오 사업을 말하며 그린바이오는 녹색의 농업과 식량 분야 바이오 사업을 말한다. 화이트바이오는 흰색의 굴뚝 연기를 말하는 것으로 환경 및 에너지 분야 관련 바이오 사업을 일컫는다.
이번 합병으로 LG화학은 레드바이오 시장 진출을, LG생명과학은 LG화학의 현금창출능력을 바탕으로 한 대대적인 투자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LG화학은 기초소재, 전지, 정보전자에 이어 바이오 분야로 사업을 본격 확대하며 미래지향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면서 “LG생명과학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재원 확보를 통해 신약개발 등 미래 시장 선도를 위한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LG화학은 합병 이후 레드바이오 사업의 조기 육성을 위해 현재 LG생명과학의 연간 R&D 투자액( 1300억원)의 3배가 넘는 매년 3000억원에서 5000억원 규모의 R&D 및 시설 투자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그린바이오(팜한농) 등을 포함해 바이오 사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 2025년 매출 5조원대의 글로벌 사업으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또한, 기초소재, 전지, 정보전자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바이오를 포함한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춤으로써 2025년 50조원 매출 규모의 Global Top 5 화학 회사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합병과 관련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바이오는 인류의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며, “과감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화학이 이번 합병을 통해 진출하는 레드바이오 분야는 현재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약 1100조원이며, 2020년까지 1400조원으로 연평균 5% 수준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