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600억 지원안 결론 못내…물류대란 정상화 빨간불

2016-09-0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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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사회 재개…정부·채권단도 ‘추가 지원 불가’ 결정

가칭 '한진해운살리기 부산시민비상대책위원회'의 약 500여명으로 구성된 상경투쟁단이 7일 오후 서울 칼빌딩 앞에서 '한진해운살리기' 대규모 투쟁집회를 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추진됐던 자금조달 계획이 한진그룹 차원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8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한진해운 지원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9일 속개하기로 했다.

당초 그룹에서 지난 6일 1000억원 자체 지원 방침을 밝힌 만큼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지만, 조양호 회장의 사재 400억원을 뺀 600억원 지원 금액에 대해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날 오전 이사회에서 한진해운에 대한 600억원 자금 지원안을 통과시킨 뒤, 법원에 자금 지원안을 제출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이사회에서 대한항공의 유동성 문제와 배임 문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은 600억원은 한진해운이 보유한 해외터미널 지분과 채권 등을 담보로 대한항공이 자금을 대여해주는 방식으로 지원할 예정이었다.

조 회장이 출연키로 한 사재 400억원은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통해 충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현재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주식 1054만344주(17.81%)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주식은 7일 종가 기준 2024억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와 채권단도 법원으로부터 한진해운에 대한 긴급 자금 지원(DIP 파이낸싱·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 요청을 거부했다.

정부와 채권단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파산 6부로부터 받은 한진해운에 대한 대출 제공 요청 공문을 검토한 끝에 지원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리고 이를 법원에 전달했다.

앞서 재판부는 한진그룹과 조양호 회장이 1000억원 규모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지만, 실행 시기가 불투명한 데다 한진해운을 정상화하는 데는 부족하다며 산업은행에 지원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산은에서 추가 대출을 해 주면 이 자금은 물류난을 해결하고 꼭 필요한 운영자금을 대는 용도로만 사용할 것”이라며 “최우선 순위 공익 채권에 해당해 회생 절차 중에 우선 변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와 채권단은 법원의 설명에도 지원 금액을 온전히 돌려받을 가능성에 의문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진해운 선박의 압류금지 결정을 내린 미국 뉴저지주 연방파산법원은 9일까지 미국 내 채권자 보호를 위한 자금조달계획을 세워 제출하라고 한진해운에 요구했다.

한진해운이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하지 못해 미국 법원이 회생절차를 승인해 주지 않으면 미국 내 항만을 이용하지 못해 물류대란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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