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모두가 알지만 아무나 알지 못한 역사 '임진왜란1592', 팩추얼 드라마 안착 선구자 될까

2016-09-0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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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1592' 출연진들 (왼쪽부터 이철민-최수종-김한솔PD-김응수-정진-조재완-백봉기) [사진=KBS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임진왜란1592’ 속 이순신 장군의 위풍당당함이 느껴지는 대사다. 많은 이들의 가슴에 강한 여운을 남길 국내 최초 팩츄얼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찾는다.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IFC몰 내 CGV 7관에서는 KBS1 팩츄얼드라마 ‘임진왜란1592’(극본 김한솔, 연출 박성주 김한솔)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임진왜란1592’는 1592년 일어난 임진왜란의 생생한 이야기를 인물, 사건, 이야기 모두를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팩츄얼 드라마 장르로 대한민국 최초로 도입했다. KBS와 중국 공영방송인 CCTV가 합작했다. 46전46승의 이순신 장군을 최수종이 연기하며,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김응수가 연기했다. 이 외에도 이철민, 정진, 조재완, 백봉기 등 연기파 배우들이 완성도를 높였다.

대본과 연출을 담당한 김한솔 PD는 “한중합작으로 만들게 됐다. 국내는 이순신 장군을 비롯해 팩츄얼 형식으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국내 최초로 선보이게 될 ‘팩츄얼 드라마’란 무엇일까.

김 PD는 “팩츄얼 드라마는 서양에서는 잘 알려진 장르다. 사전적 의미는 ‘사실에 입각한’이란 뜻이다. 말 그대로 사실에 입각한 드라마다”라고 설명하며 일반 대하 사극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대하사극의 경우) 큰 흐름을 보여주며 50부작 이상의 긴 호흡을 갖고 있다. 그러나 팩츄얼 드라마는 짧은 게 일반적이며, 그 짧음 속에서 극사실주의를 표현하는 드라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진왜란1592’에서 ‘이순신 장군은 어떻게 싸웠을까?’에 대한 궁금함과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고뇌들도 들어있다. 그러나 그 속의 주제 의식은 대하 드라마에서 다루지 않은 이순신 장군의 전략과 전술들과 거북선으로 어떻게 전장에서 싸웠는지에 대해 디테일하고 깊이 다룬다”라고 덧붙였다.

김종석 KBS 총괄프로듀서 역시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을 역사에 존재하는 인물이다”라며 “대사는 추론을 통해 정해진 것”이라고 거들었다.

‘임진왜란1592’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인 46전46승 전승을 기록한 세계 해전사 전례상 찾아볼 수 없는 불패의 신화를 기록한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최수종은 막중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임진왜란1592' 최수종 [사진=KBS 제공]


그는 “팩츄얼 드라마라는 단서가 붙어서 연기하기가 굉장히 힘들었다”고 운을 뗀 뒤 “김한솔 PD가 KBS 교양 다큐멘터리를 만들다 보니 작가와 배우의 해석으로 창의적인 것보단 설명 듣는 시간이 훨씬 더 길었다. 그래서 어떤 작품보다 힘들었지만 이순신 장군을 표현하는데, 글에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부족하더라도 잘 봐달라”고 말했다.

최수종은 이순신 장군 역할을 제안 받았을 땐 “처음엔 많이 망설이고 안하려고 했다. 고민이 많이 했었다”고 말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순신 장군을 연기를 결정하게 된 것에 대해 “교양국에서 제작하는 다큐 형식의 드라마가 후배 배우들이나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남는 무언가가 될 거라는 생각에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순신 장군님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고 찍었다. 좋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게 된 건 무한한 영광이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 임진왜란의 원흉인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선 굵은 연기로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김응수가 맡았다.

그는 “시사 영상을 보면서 말 할 수 없이 행복했다. 제가 했던 작품 중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며 “영상을 보면서 남의 것을 뺏는 다는 게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낳는지를 깨달았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최고의 작품”이라고 꼽을 만큼 ‘임진왜란1592’가 김응수에게 주는 의미는 남달랐을까. 그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연기를 위해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캐스팅 확정 이후 일본어 원서 역사책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파헤치는 열정을 보였다.

그런 열정은 촬영까지 이어졌고, 결국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로 열연을 펼쳤다.

김응수는 “대본 받고 1초도 주저하지 않았다.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며 “제가 작품의 가부를 결정하는 기준은 재미다. 작품이 정말 재밌다. ‘임진왜란1592’가 5부작이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욕망, 성장 배경, 콤플렉스가 모두 있어 너무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세 번 읽으니까 다 들어오더라. 일본어라 어려웠지만 금방 몰입됐다. 그게 대본이 가진 힘이라 생각한다”며 “너무 연기에 몰입하다 보니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촬영 후 새벽에 자는데 몸이 너무 이상해 결국 그날 새벽에 병원으로 갔었다. 김한솔 PD가 정말 잔인한 게 새벽에 불러낸다. 그래서 증거 사진을 남겨놨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임진왜란1592'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을 맡은 배우 김응수 [사진=KBS 제공]



김한솔 PD의 악랄함(?)에 대해 최수종도 거들었다. 그는 “김한솔 PD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나오지 않으면 끝까지 다시 한다. 밤새도록 한다”며 “그래서 짧지만 그 속에서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었다. 한 마디로 요즘 시대 50대 가장의 모습, 밖에서 힘든 모든 일들을 가족들에게 하소연하는 게 아니라 내가 힘들더라도 내 머릿속에 간직하고 있다가 밖에서 힘든 것을 가정에서는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가장의 모습을 표현해달라고 했다. 나보다는 우리 우리보다는 이 회사를 위해서, 더 나아가 우리나라를 위해서 애쓰는 장군들의 모습을 연기 해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눈빛,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상황과 애절함, 갈급함이 꼭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나올 때 까지 요구한다”고 덧붙이며 김 PD의 만행을 폭로해 눈길을 끌었다.

또 하나 눈여겨 볼 점은 그간 역사 드라마는 물론, 다큐 프로그램에서도 다뤄지지 않았던 인물들을 다루는 것이다. ‘임진왜란1592’를 통해 처음으로 밝혀지는 용감무쌍한 돌격장 이기남(이철민 분)과 거북선을 설계.제작한 기술자로만 기억됐던 나대용 장군(정진 분)의 충심을 재조명해내고 밀폐된 거북선의 눈과 귀가 되었던 탐망꾼들(백봉기 분)의 활약과 그리고 당시 민초들의 울분과 분노를 대변하는 격군 막둥이 아빠(조재완 분)까지 거북선과 판옥선 승조원들의 사투의 현장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으로 전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중국 공영방송인 CCTV와 한중합작 드라마라는 점이다. 중국 13억 인구가 시청할 수 있는 공중파에 한국 드라마가 방송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 거기에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소개하는 드라마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한솔 PD는 한중합작의 과정에 대해서는 “사실 사사건건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촬영 안에서 제작하는 담당 부를 나눠서 했다”고 밝히며 “한국 연출로 큰 의미이자 기쁨이라 생각한 건 중국 CCTV에 처음으로 방송이 나가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을 소개 시킨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고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중국 측 역시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이 높더라”고 설명했다.

제작진들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연출했다. 왜곡했거나 일본을 배타적으로 몰아가지는 않았다”고 말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임진왜란1592’ 제작진과 출연진은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비단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이 걸린 팩츄얼 드라마라는 것 뿐만이 아니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한국의 시청자들은 물론, 중국의 시청자까지 세계사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분명 오랫동안 기억이 남고 의미가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재미는 물론이거니와, 극사실주의의 역사 이야기를 다룬 ‘임진왜란1592’가 많은 이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겨줄 것인지 기대가 모아진다.

‘임진왜란1592’는 9월 3일(토) 저녁 9시 40분 첫 방송을 시작으로 8일(목) 저녁 10시 2편, 9일(금) 저녁 10시 3편, 22일(목) 저녁 10시 4편, 마지막으로 23일(금) 저녁 10시까지 총 5편이 KBS1 TV를 통해 방송된다.
 

'임진왜란1592' 스틸컷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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