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지난 7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급감했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16년 7월 국제수지(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경상수지 흑자는 87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나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 6월 대비 33억5000만 달러 줄었다. 경상수지는 지난 5월과 6월 각각 103억6000만 달러, 120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한은은 이에 대해 7월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7월 상품수지 흑자는 108억1000만 달러로 6월 127억1000만 달러보다 19억 달러 줄었다. 수출은 425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0.0% 감소했으며 수입은 317억 달러로 같은 기간 15.1% 줄었다.
수출의 경우 7월 기준으로 2014년에 524억2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2015년 472억6000만 달러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에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통관기준 7월 품목별 수출액을 보면 디스플레이패널이 13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5% 급감했으며 수출 주력품인 승용차·부품(-11.9%)과 석유제품(-10.4%) 역시 큰 폭으로 줄었다.
상품교역 중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어드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드는 기조도 지속돼 '불황형 흑자' 지적도 나온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6월 13억8000만 달러에서 7월 15억3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지난 6월과 마찬가지로 여행수지 적자가 12억8000만 달러로 5억4000만 달러 증가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해도 적자폭이 2억8000만 달러 확대됐다.
이에 대해 박종열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기저효과로 여행수지 적자가 개선됐으나 해운업 부진으로 운송수지가 적자로 전환됐다"며 "건설수지 역시 해외 건설 부진 등으로 흑자폭이 축소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여행수지의 경우 지난해 7월 14억5000만 달러 적자에서 올해 7월 12억8000만 달러로 적자폭이 줄었다. 그러나 운송수지는 같은 기간 5000만 달러 흑자에서 3억 달러 적자로 전환했으며 건설수지는 10억4000만 달러 흑자에서 7억7000만 달러로 흑자폭이 줄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5000만 달러로 전월 12억6000만 달러에 비해 급감했다. 지난 6월 6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던 배당소득수지가 7월 들어 3억2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투자소득수지 역시 13억1000만 달러에서 2억 달러로 흑자폭이 줄었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93억9000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2억 달러 증가했으며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2억5000만 달러 늘었다.
증권투자 순자산은 9000만 달러 늘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6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특히 내국인의 해외 채권투자(부채성증권)는 33억 달러를 기록해 6월 17억7000만 달러 대비 2배가량 급증했다.
박 부장은 내국인의 해외투자 증가에 대해 "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중장기 해외 채권투자가 늘어난 데 기인한다"며 "자산운용 규모가 확대되고 이에 따라 포트폴리오 다변화 필요성이 생긴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6월 22억2000만 달러 감소에서 7월 45억3000만 달러 증가로 전환했다.
파생금융상품은 4억8000만 달러 감소했으며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 요인을 제외한 준비자산은 19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