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누리과정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 문제로 정회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유성엽)는 31일 오전 청문회를 열려 했으나, 여야 의원들이 반말과 욕설, 고성이 오가는 설전을 벌이면서 조윤선 후보자는 청문회 선서조차 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 야당 의원들은 지난 29일 누리과정 예산 부담으로 급증한 지방교육채무 상환을 위한 예산 6000억원을 추가 편성, 유보 의견을 달아 교문위 전체회의로 넘겼다. 전체회의에서도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민의당 소속인 유성엽 위원장 주재로 야당만 단독 투표, 이를 예결위로 넘겼다.
곽상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헌법상 국회가 정부의 동의를 얻지 않고 추경 예산 항목을 변경할 수 없는데, 교문위원장이 교육부와 문체부 장관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도 “유성엽 위원장이 공평하게 의사진행을 할 수 있을까의 문제”라며 “앞서 몇차례 사과를 했지만, 오늘만큼은 부적격한 위원장과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유 위원장은 “할 말은 많지만 오늘은 (조윤선 후보자) 청문회를 위한 자리”라면서 “내일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을 한 뒤, 이 부분에 대해 심도깊은 토론을 하도록 하겠다”고 청문회를 강행하려 했다.
그러자 이장우, 이은재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들은 유 위원장 주도로 야당 단독 처리된 것을 두고 “위헌 소지가 있고 국회법도 위반한 것”이라며 “위원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고성을 멈추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당 의원들을 향해 “선은 넘지 말자”면서 “반말하고 고함지르고 삿대질 하면 어쩌자는 거냐. 창피한 줄 알라”라며 비판했다.
그럼에도 한선교 의원 등이 유 위원장에게 계속 항의하자, “한선교!”라고 꾸지람하듯 외치고서는 한 의원이 격분하자 즉각 “(반말에 대해) 사과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의 거센 공방이 계속됐지만, 유 위원장은 “더이상 의사진행발언을 듣지 않겠다”고 한뒤, 조윤선 후보자를 향해 “어서 후보자 선서를 하러 나오라”고 했다. 그러나 조 후보자도 여야 의원들의 설전으로 인해 어정쩡하게 자리를 지켰을 뿐이다.
결국 여야 공방이 멈추지 않자, 유 위원장은 여당의 해명 요구와 관련 “국회가 정부 동의를 받아 예산을 편성한다고 했을 때, 이는 본회의 또는 예결위 단계에서 국무총리·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동의를 받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상임위에서 별도로 동의받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사퇴 요구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면서 청문회 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 여당 의원들의 사퇴 요구는 계속됐고 여야 공방이 지속되면서 “닥치세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결국 유 위원장은 “(교문위) 위원들의 도를 넘는 발언으로 회의 진행이 어려워졌다"면서 “5분간 정회하겠다”고 선언했고 여야 의원들은 모두 퇴장했다.
5분 후 유 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은 회의장에 복귀했지만 여당 의원들은 들어오지 않자, 유 위원장은 결국 오후 2시 회의 속개를 한뒤 자리를 떴다.
유 위원장은 “(조윤선 후보자 청문회를 위한) 회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해 위원장으로서 유감스럽다”면서도 “회의를 방해하는 발언도 있었다. 앞으로 위원장을 흔들고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