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메달보다 더 빛난 그 감동의 순간들 톱 5 [리우올림픽 결산]

2016-08-22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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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뜨거웠던 17일간의 열전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하 ‘리우올림픽’)이 화려하게 폐막했다. 각종 사건 사고로 얼룩져 어수선했지만, 그럼에도 기록의 사나이들 여걸들, 그리고 그 안의 벅찬 감동의 순간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리우올림픽, 그 감동의 순간들을 꼽아봤다.
 

니키 햄블린-애비 디아고스티노 [사진=연합뉴스]


△ "괜찮아 같이 가요" - ‘아름다운 골인’ 니키 햄블린-애비 디아고스티노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여자 육상 500m 예선에서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됐다. 결승선을 2000m 남기고 뉴질랜드 대표 니키 햄블린이 발을 접질리며 넘어졌고, 뒤따르던 미국 대표 애비 디아고스티노까지 뒤엉켜 고꾸라진 것.

이에 햄블린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일어나지 못했고, 그런 햄블린을 디아고스티노가 일으켜 세웠다. 햄블린은 디아고스티노의 부축해 힘을 냈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엔 디아고스티노가 왼발을 절었다. 넘어진 햄블린을 피하는 과정에서 한 차례 뛰어오른 후유증으로 보였다. 이에 햄블린은 뒤 돌아가 그를 돌봤고, 주저앉은 디아고스티노를 두고 한동안 떠나지 않았다.

디아고스티노는 선두에게 추월당하면서도 레이스를 완주했고, 먼저 골인해 기다리고 있던 햄블린이 다가와 두 선수는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  디아고스티노는 무릎십자인대 파열, 내측 인대 염좌 등 크게 다친 채 완주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지만,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햄블린은 "미국친구가 생겼다"고 했고, 디아고스티노는 "뉴질랜드에 갈 일이 생겼다"고 했다.
 

사우네 밀러 [사진=연합뉴스]


△ "들이대서라도 이긴다" - 넘어져도 포기 못한 우승을 향한 집념…승부사 밀러

결승선 바로 앞에서 넘어지며 골인한 여자 400m 우승자 사우네 밀러도 골인의 순간은 극적이었다.

지난 16일 열린 리우올림픽 여자 400m 결승에서 49초44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초반부터 선두로 질주한 밀러는 300m 지점부터 눈에 띄게 지쳐 균형을 잃었고, 점점 2위에 따라 잡혔다.  기어코 피니시 라인, 밀러는 우승해야한다는 집념에 얼굴이 먼저 나갔고, 몸과 다리가 따라 들어와 결국은 엎어졌다. 2위 앨리슨 필릭스(31·미국)도 거의 동시에 결승점에 도달했지만, 영상 판독 결과, 판정기준인 밀러의 가슴이 간발, 아니 몇센티 차로 결승선을 먼저 넘었다.  당연한 우승을 향한 집념.  생각할 겨를 없는 그야말로 본능적인 밀어의 들이밀기 우승은 스포츠 승부의 여운을 남겼다.
 

에테네쉬 디로 [사진=EPA연합뉴스]


△ “신발 찢어진 게 뭣이 중헌디!”…에테네쉬 디로 ‘불굴의 육상인’

리우올림픽 메달 기대주였던 에티오피아 여자 육상선수 에테네쉬 디로(25)는 지난 14일 열린 여자 3000m 장애물 달리기 예선 3조 경기에서 1000m 구간을 3분9초52로 끊으며 1위로 주파했다. 예선을 간단히 통과하는 듯 했던 디로는 경기 중 사고를 당했다. 그의 뒤를 따라오던 선수가 앞으로 넘어지며 디로를 덮쳤는데, 곧바로 일어나 뛰었지만 오른쪽 운동화가 찢겨져 있었다. 잠시 레이스를 멈춘 뒤 오른쪽 운동화를 벗어던진 디로는 몇 걸음 안 가 다시 멈춰 양말까지 벗었다. 곧바로 다른 선수들은 디로를 앞질렀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허들과 물웅덩이 등 갖가지 장애물을 맨발로 뛰어넘었고, 오른발 통증에도 불구하고 이를 악물고 뛰었다.

디로의 최종 성적은 9분34초70. 전체 24위로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비록 예선 통과에는 실패했지만 그의 투혼은 올림픽을 지켜보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국제육상경기연맹은 결승 출전권을 주기로 결정해 여자 육상 3000m 장애물 달리기 결승에 진출했다.
 

홍은정-이은주가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미국 야후스포츠]


△ 셀카 한 장으로 얼어붙은 남북한 관계 녹인 ‘위대한 몸짓’…이은주-홍은정

스포츠는 전쟁, 휴전중인 남북 선수단의 다정한 모습도 감동적인 순간으로 꼽힌다.

지난 8일 미국 야후스포츠는 리우올림픽 여자 기계체조에 출전하는 이은주(17·강원체고)와 북한의 홍은정(27)이 연습 도중 셀카를 찍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분단된 한 국가의 선수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밝은 미소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이 모습을 지켜본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위대한 몸짓”이라고 평했다.

그보다 더 美 정치학자 이언 브레머는 남북녀가 셀카를 찍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이게 우리가 올림픽을 하는 이유"라고 했다.
 

진종오(좌)와 김성국(우)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1,3등이 하나의 조선입네다" - 진종오-김성국, 화합의 악수

지난 11일 진종오(37·KT)는 공기권총 5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2008년과 2012년 올림픽에 이어 사상 첫 사격 개인적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진종오와 함께 관심을 받은 선수는 바로 이 종목 동메달을 따낸 북한의 김성국(31)이다.

진종오가 금메달을 딴 직후 김성국은 옆에 서있다가 이례적으로 축하인사를 건벴다. 진종오는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인 은메달리스트 베트남의 호앙 수안빈과 먼저 악수 후 포옹을 했고, 그 뒤에 서있던 김성국과도 다시 포옹했다. 보통은 한국 선수들과 대화도 잘 나누지 않는 북한선수들인 터라 이 모습은 더욱 시선을 끌었다.

실제 경기가 끝난 뒤 김성국은 “1등이 남조선, 3등이 북조선인데 1등과 3등이 하나의 조선에서 나오면 더 큰 메달이 된다”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리우올림픽 출전 선수 중 최고령 선수인 아르헨티나 요트 대표 산티아고 랑게는 암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감동을 선사했고, 한국 복싱의 유일한 올림픽 선수 함상명(21·용인대)은 8강전에서 중국 대표 장자웨이(27)를 맞아 판정패 당했지만, 패배에도 그에게 다가가 손을 번쩍 드는가 하면 68kg급 남자 태권도 8강전에서 이대훈 역시 자신을 이긴 요르단의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에게 박수를 치며 승리를 축하해줬다. 그 역시 상대의 손을 잡아 올리며 "이는 승자에 대한 예우"라고 말했다.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카리오카 경기장 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 8강전에서 한국 이대훈이 패한 후 요르단 아흐마드 아부가우시를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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