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대출 업체를 비롯해 핀테크 스타트업체들이 대표적이다. 기존 금융사와 스타트업 금융업체들의 협업 포기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시장 확대를 위해 협업을 독려하고 있지만 금융감독원의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두 기관이 서로 다른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존 금융사들과 P2P대출업체들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준비 중이지만 금감원의 심사에 가로 막혀 실제 사업화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협업을 포기하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써티컷은 지난달 11일 금감원에 약관심사를 접수했지만 검토 완료 예정일인 22일 투자자를 먼저 확정하라는 이유로 승인 연기를 통보 받았다. 이후에도 기관투자자 실명 공개 등을 이유로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다.
씨티컷 관계자는 "이번 약관심사는 대출에 관한 것으로 투자자를 공개해야 할 의무가 없다"며 "해당 업체 두 곳을 명시해서 승인을 받을 경우 차후 다른 기관에서는 투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고 하소연했다.
다만,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써티컷의 주장을 두고 "기관투자자 실명 문제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의견을 제시한 거였을 뿐이다"면서 "투자자의 경우 관련법이 있기 때문에 관련법에서 이상이 없는지 여부를 체크하던 와중에 그쪽에서 오해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은행의 부수업무와 관련해서도 이슈를 제기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사와 P2P업체가 업무협약(MOU)을 맺고 사업을 추진하려던 계획도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모 저축은행은 P2P금융 플랫폼 업체와 MOU를 체결하고 다각적으로 협력을 진행키로 했으나 감독당국의 규제로 인해 아직 별다른 진척 사항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시중은행들은 P2P대출업체 등 핀테크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일부 금융지주와 시중은행들은 기존 P2P대출업체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했지만 금감원의 승인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자체적으로 계획을 접은 상태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시중은행이 P2P대출 쪽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협업 상품을 출시하려고 해도 안전성 문제로 승인 받기가 까다로워 애초에 포기하는 분위기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