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법 형사3단독 남해광 부장판사는 16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안모(38)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남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진술과 증거, 정황 등을 종합하면 범행 일체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현실적으로 피고인에게 자녀가 사망에 이르게 된 책임을 묻기는 어렵지만 진실을 은폐하려 한 죄는 매우 중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남 부장판사는 "피고인 입장에서 보면 만삭의 아내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안씨는 부인과 안양, 자신의 친딸(4세)에게 정서적 학대를 가하고, 폭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안양은 암매장되기 나흘 전 친모인 한씨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며 물을 받아 놓은 욕조에 머리를 3∼4차례 집어넣어 숨진 뒤 집 베란다에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사실은 지난 3월 17일 3년째 미취학 아동이 있다는 학교 측의 연락을 받은 동주민센터 직원이 안씨의 변명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안씨는 숨진 딸을 5년 전 암매장하고도 '외가에 있다', '고아원에 있다'는 거짓말을 늘어놓다가 경찰의 거듭된 추궁에 암매장 사실을 자백했다.
친모 한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3월 18일 오후 9시 50분께 자신의 집에서 "아이가 잘못된 것은 모두 내 책임"이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은 안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