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베트남펀드 투자위험도 꼼꼼히 따져야

2016-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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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수익률 괜찮지만 환헤지 어려워 손실 가능성도"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베트남펀드가 펀드시장에서 대세다. 수익률이 뛰고, 돈이 몰리니 새 펀드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성상 환헤지가 어렵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베트남 경기가 출렁일 때마다 수익률이 급등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전 큰 인기를 모았던 베트남펀드가 올해 들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및 미래에셋자산운용, 유리자산운용을 비롯한 주요 자산운용사가 앞다퉈 베트남펀드를 내놓았다.

수익률도 양호하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베트남펀드 수익률은 7월 말까지 3개월 동안 평균 10%를 넘어섰다.

삼성자산운용이 2014년 내놓은 '삼성아세안플러스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H[주식-파생형]_Cf'는 올해 들어 16.44%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베트남펀드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다. 2015년 설정된 HDC자산운용 'HDC베트남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 A'도 같은 기간 수익률이 13.23%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전체 해외주식형펀드가 올해 들어 거둔 수익률은 -4.92%로 저조하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VN지수가 2008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베트남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 완화, 가파른 경기성장 전망, 환율 안정, 정부 정책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경고 시그널도 나온다.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쉽지 않은 환헤지다. 베트남 증시는 주요국 대비 시총도 작은 편인데, 이마저도 한국계 자금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 자체에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아, 자금이 한꺼번에 이탈하면 증시가 곧장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베트남펀드는 원화를 미 달러화로 바꾸고, 이를 다시 베트남 동화로 바꿔 투자한다. 환헤지는 원·달러만 가능하기 때문에 갑자기 베트남 경기가 나빠질 경우 헤지를 할 수 없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해외주식담당 임원은 "투자위험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다면 불완전판매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물론 베트남펀드에 장기투자하는 것은 유망하겠지만, 1~2년에 걸쳐 단기 수익을 노린다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항진 연구원은 "국내 자금이 얼마나 베트남 주식을 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2월 이후 베트남 증시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 가운데 상당 부분이 한국계로 추정된다"며 "VN지수 상승에 한국이 큰 역할을 한 셈"이라고 전했다.

그는 "베트남펀드는 투자기간 설정이 중요한데, 장기투자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진행될 단기조정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투자기간을 짧게 잡고 있다면 추가 투자나 즉흥적인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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