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못하는 노년, 일하고 싶은 청년

2016-07-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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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60세 이상 취업자, 20대 취업자보다 20만명 더 많아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충북 청주시에 사는 김 모씨(66)는 30년 넘게 다닌 직장을 퇴직했지만 여유로운 황혼은 남의 얘기다.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모아놓은 재산도 많지 않은 데다 생활비라도 벌려면 일을 더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월 100만원이 조금 넘는 회사 경비원으로 취업, 오늘도 야간 근무를 하고 있다.

#서울 소재 국립대를 졸업, 2년 가까이 취업준비 중인 박 모씨(29·남)는 오늘도 입사시험 불합격 문자를 받았다. 대학 졸업 전부터 두드린 취업문 이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두드려야 할지 기약도 없다.
바쁜 인생을 살다가 평안한 노후를 보내야 할 노년층은 쉴 틈 없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계속 일을 해야 한다. 그러나 사회에 첫 발을 내밀어 바쁘게 일해야 할 20대는 취업이 안 돼 속앓이만 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흔히 볼 수 있는 이상한 광경이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60세 이상 취업자는 398만2000명으로 20대 취업자 378만6000명보다 많았다.

이는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가 노후를 위해 취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60대 취업자가 늘어난 반면 20대는 경기 둔화 때문에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면서 취업자 증가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20대보다 늘어난 데에는 인구 구조의 영향도 있다.

2분기 60세 이상 인구는 980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47만명이나 증가했다. 반면 20대 인구는 642만1000명으로 5만29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60대 이상 인구가 더 가파르게 늘어나다 보니 취업자도 60세 이상에선 18만9000명 늘어난 데 반해 20대는 8만9300명이 늘어 증가 폭이 절반 정도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들어 60대 취업자 증가세가 가파르고 20대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한 것은 경기 둔화와 빈약한 복지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60대 이상의 경우 은퇴를 하고도 자녀 뒷바라지와 가계 부채 부담 때문에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다시 일자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이려 해 젊은이들이 갈 일자리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그러나 60대 이상 취업자는 일자리 질이 좋지 않은 비정규직이나 숙박·도소매업 위주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는 1년 전보다 14만7000명(12.3%) 증가했다.

반면 50대(2.2%)와 20대(2.5%)는 소폭 증가한 데 그쳤고 30대(-3.6%)와 40대(-1.3%)에선 오히려 감소했다.

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20대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있다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노동시장에 나와 도소매 숙박업 등 질 낮은 일자리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은퇴한 60세 이상 연령층 역시 노후 자금이 없다 보니 돈벌이 때문에 노동시장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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