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글로벌 금융권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현상이 계속되면 장기적으로는 신흥시장의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크리스틴 라가드르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에서 마련된 연설을 통해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신흥시장 등 소규모 금융권과의 환거래 은행(Correspondent Bank·코레스) 관계를 철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소규모 금융권을 형성하고 있는 신흥시장이 소외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IMF가 공개한 연설문에 따르면, 프랑스계 소시에테 제네랄이 보유한 코레스 계좌는 1700개로, 하루 결제 건수만 330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금 비율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에 이르는 사모아에서도 환거래 은행 협정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최근 환거래 계약의 중심에 있는 글로벌 은행들은 자금 조달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간소화하고 있는 추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탈세 방지법 등 금융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나 필리핀처럼 경제 하방 영향이 나타날 때 수익 면에서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러한 대형 은행들의 움직임이 어떤 영향을 줄지 당장은 알 수 없다"며 "시장 철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되레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방지(AML·CFT) 정책에 대해 적절한 금융 감독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송금 등의 분야에 대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 공공기관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환거래 계약 파기 건수가 치명적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금융안정성과 경제성장률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