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정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박현정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정명훈(63)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14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45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정 전 감독은 “2년 전에 단원들이 힘들다며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10년 같이 일한 사람들의 말이 사실이라고 믿어준 건데 그게 지금은 다 거짓말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법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검찰이 조사를 해야만 결론을 낼 수 있다. 진실만 밝히면 된다”고 덧붙였다.
정 전 감독은 “혐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답변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이근수 부장검사)는 정 전 감독을 상대로 박 전 대표의 성추행 의혹을 사실로 믿을 만한 근거가 있는지, 어떤 경위에서 이를 외부로 공표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2014년 12월 불거진 박 전 대표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박 전 대표를 물러나게 하기 위한 서울시향 일부 직원의 ‘조작극’으로 결론 내리고 지난 3월 가담 직원 10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박 전 대표는 정 전 감독이 언론 인터뷰와 시향 단원들에게 보낸 편지 등에서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폭언 의혹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표현했다며 정 전 감독을 고소했고, 정 전 감독 역시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검찰은 이날 정 전 감독의 조사를 마무리한 뒤 추가 소환이나 신병처리 방향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정 전 감독은 오는 15일 항공료 횡령 등 의혹과 관련해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