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명예훼손과 항공료 횡령 등의 의혹으로 고소·고발된 정명훈(63)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13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정 전 감독은 14일 검찰, 15일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어 '서울시향 사태'에 대한 각종 의혹이 풀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 전 감독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지평 측은 13일 정 전 감독의 귀국 소식을 알렸다.
정 전 감독 측은 본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다. ‘재산처분 후 해외도피’와 같은 허위 보도와 명예 훼손에 대해서도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평은 “정명훈 지휘자는 음악에 전념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근거 없는 비방과 허위사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이근수 부장검사)는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정 전 감독을 14일 오전 10시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박 전 대표는 "서울시향 직원들이 자신에 대해 제기한 성추행·폭언 의혹과 관련해 정 전 감독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이를 사실처럼 표현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정 전 감독도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박 전 대표를 맞고소한 상황이다.
정 전 감독은 검찰 조사에 이어 15일엔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석해 항공료 횡령 등의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시민단체 ‘사회정상화운동본부’와 ‘박원순시정농단진상조사시민연대’는 정 전 감독이 부당하게 항공료를 지급받은 의혹이 있다며 그를 경찰에 고발했다. 이후 경찰은 항공료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받아 부당하게 지급된 항공료가 있는지 검토했고, 정 전 감독에게 일부 사안에 대해 확인할 것이 있어 소환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전 대표의 성추행 의혹이 허위사실이라고 보고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한 데 이어, 박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시향 직원 10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해당 직원들은 “경찰이 퇴직한 직원 10여 명 등 박 전 대표에게 인권침해를 당한 이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며 ‘짜맞추기 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편 정 전 감독은 이날 입국하며 “이번 조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사건이 하루속히 마무리돼 8월부터 시작되는 여러 연주를 위해 다시 귀국할 때에는 여러분과 좋은 연주로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