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정치권을 중심으로 법인세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법인세 인상 주장 근거에 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13일 법인세 인상의 근거로 제시되는 5가지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하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기업 투자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법인세 인하로 대기업의 사내유보 자산만 늘었다는 주장에 대해 사내유보 자산과 법인세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사내유보 자산은 80% 이상이 설비‧재고 등의 형태로 투자된 자산이며, 법인세 인하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 및 투자 확대의 동인(動因)일 뿐 규모면에서 보면 사내유보 증가분의 4.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법인세 인하로 세입기반이 잠식되었다는 주장에 대해 지난 20년간 법인세율 인하가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법인세수는 꾸준히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법인세 인하로 인한 재정건전성 악화 주장에 대해서도 현재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미래에 대한 악화 우려는 재정 지출 증가와 저성장에 따른 것으로 세출 개혁과 경제 활성화를 통해 극복해야할 과제라는 것이다.
법인세 인상으로 복지재원을 충당하겠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저출산·고령화로 급증하는 복지비용을 땜질식 징세로는 감당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기초연금제도를 현재 수준으로만 유지해도 2040년에는 100조원이 소요되며 지난 총선에서 정치권이 제시한 주요 복지 공약 실현에도 22조7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한데, 법인세 인상(과세표준 500억원 이상 대상, 3%p 인상 시)으로 징수 가능한 금액은 3조원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선진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법인세 인하를 통해 자국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만 법인세를 올린다면 글로벌 경제전쟁 최일선에서 싸우고 있는 대표 기업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