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고초려’로 시작된 대(代) 잇는 SK그룹의 60년 인재경영

2016-07-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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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과 동생 최종현 선대회장(앞줄 왼쪽 첫 번째부터)이 임직원들과 함께 사업장을 돌아보고 있다.[사진=SK그룹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자원이 하나도 없던 시절에도 대한민국의 희망은 인재였고, 글로벌 무대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지금도 대한민국의 핵심자산은 인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선발한 장학생들과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SK그룹은 인재경영의 선도기업으로 손꼽힌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SK그룹의 전신인 선경직물을 창업하면서 '인재가 곧 자원'이라는 기조를 기업운영의 1순위로 내웠다. 1950년대 전쟁 이후 황폐해진 한국에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인재밖에 없었다.

이후 이같은 경영철학은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태원 회장에까지 이르기까지 60여년간 이어져왔다. 특히 인재육성은 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철학은 가풍처럼 자리잡았다.

일례로 최종건 창업회장은 인재영입을 위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사업이 막 시작된 1950년대 중반 견직물 판매 부진을 겪고 있었다. 그는 문양과 도안이 유행에 맞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꼽고 당시 동대문 시장에서 좋은 평판을 얻고 있던 도안사 조용광씨를 소개받았다.

조용광씨는 60인치 대폭(大幅) 견직물 생산을 제안했고, 최 창업회장이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1957년 여름부터 대폭 견직물 생산에 착수했다. 결과는 입소문을 타고 판매가 크게 늘면서 재고가 바닥을 드러낼 만큼 히트를 쳤다.

하지만 조용광씨 영입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최 창업회장은 파격적인 대우로 선경직물 도안사로 초빙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그는 거듭 거절했다. 최 창업회장은 1년간 기다려주겠다는 제안과 함께 최대한 예를 갖춰 그를 설득한 것이다.

최 창업회장이 급환으로 타계한 이후에도 SK그룹의 인재를 위한 투자는 멈추질 않았다. 특히 SK그룹의 인재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최종현 선대회장의 ‘장학퀴즈’ 사랑이다.

첫 방영 당시 방송사측은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라는 마케팅의 한계에 부딪혔으나 SK그룹은 이를 곧 인재양성을 위한 투자로 판단, MBC의 스폰서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후 장학퀴즈는 MBC의 인기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으며 SK의 기업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장학퀴즈는 1996년 MBC에서 종영 이후 1997년부터 EBS를 통해 현재까지 방영되고 있으며 SK는 현재까지도 장학퀴즈를 단독으로 후원하고 있다.

이뿐 만이 아니다. 오일파동 이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에도 최 선대회장의 인재양성을 위한 투자는 멈추지 않았다. 이는 1974년 설립된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도 알 수 있다.

재단은 설립이래 세계수준의 학자양성을 목표로 각종 장학사업을 실시, 지금까지 모두 664명의 국내외 명문대학 박사 학위자를 배출했으며 3300여명의 장학생을 지원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재단 선발 장학생들과 만나 대한민국을 이끌 인재로 성장해 줄 것을 주문했다. 최 회장은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선발한 해외유학 장학생들을 매년 만나오고 있다 SK최태원 회장(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 맨 앞 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장학생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SK그룹 제공]


1998년 최태원 회장이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장학사업 외에도 국제학술 교류지원 사업부문으로 영역을 넓혀, 현재는 중국과 아시아 내 7개국 17개 지역의 아시아연구센터(ARC)를 운영하고 있다.
또 베이징포럼과 상하이포럼 등 세계적 수준의 국제학술사업 개최를 통해 아시아 지역 국가간 학술교류증진 및 국제학술교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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