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엘리엇 상대 승소 1년…합병 이후 쪼그라드는 건설부문

2016-07-1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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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영업손실 대부분 건설부문서 발생…매출 및 수주 크게 줄어

지속되는 구조조정 등으로 일부 사업 매각설·철수설 나오기까지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삼성물산이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상대로 법정 다툼에서 승리,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을 통과시킨 지 1년이 지났다.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하고 10개월, 건설부문은 잦은 구조조정과 수주실패 등으로 지속 쪼그라드는 모습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달 대리급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3차 희망퇴직'을 실시해 약 300여명을 내보내기로 했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에 이어 통합 삼성물산 출범 후 벌써 세 번째 희망퇴직이다. 이 기간 회사를 떠나거나 떠날 직원은 약 1700여명에 달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6개월간 총 월급의 절반가량인 기본급을 받으며 쉬는 '리프레시 휴직제도'도 이달부터 처음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3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허덕이는 삼성물산이 영업손실 비중이 가장 높은 건설부문의 몸집을 줄이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인력감축을 통한 인건비 절감은 물론, 일부 사업 중단 또는 축소 등도 포함된다.

삼성물산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4348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손실 폭이 387.8%나 늘었다. 이 중 건설부문 영업손실이 4150억원에 달해 전체 손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건설부문 매출액 자체가 빌딩 -4210억원, 주택 -1900억원 등으로 크게 줄은 데다, 수주 역시 목표치 대비 해외 21%, 국내 9% 달성에 그치면서 주택부문 등 일부 사업 매각설, 철수설이 수면 위로 올랐다.

실제 최근 3년간 삼성물산이 수주한 주택사업은 2013년 과천주공 7-2단지 재건축과 2014년 부산온천 4구역 재개발, 2015년 신반포3차 통합 재건축 등 3건에 불과하다. 올해 주택부문 수주시계는 상반기가 지난 현재까지 '0'을 가리키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 하반기 서울에서만 약 6000가구(일반분양 2395가구) 규모의 '래미안' 아파트를 분양한다는 계획이지만, 내년부터 수주잔고가 점차 바닥을 드러낼 전망이다.

해외수주 역시 올 상반기 35억689만달러 수주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11억7949만달러) 대비 수주액이 늘었으나, 단순 기저효과에 불과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비주력·손실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경량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물산이 영업손실이 큰 건설부문의 몸집을 줄이려는 본격적인 시도에 들어간 것"이라며 "특히 신규 수주 의지 자체가 보이지 않는 주택부문 등의 규모를 크게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그간 주택사업 매각설, 철수설 등 부정적 영향에 따라 수주전에서 밀렸던 것으로, 수주 활동 자체를 안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주택사업을 별도조직으로 분리하는 등 강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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