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1등의 가치가 중요합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 시장에서 2등은 무의미해요. 내년까지 그린카가 카 셰어링 업계의 1등 리더십을 되찾는 역전극을 이뤄낼 것입니다.”
이용호 그린카 대표이사(54)가 카 셰어링(car sharing·차량공유) 업계 ‘역전의 명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모바일 플랫폼 비즈니스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그린카 사무실에서 이 대표를 마주했다. 첫 만남에 그가 건넨 명함에서부터 그린카의 변화를 읽을 수 있었다. 롯데라는 새로운 모기업 로고와 함께 새로운 BI(Brand Identity)와 심볼 마크(Symbol Mark)가 담겼다.
카셰어링 사업은 높은 성장 잠재력으로 주목 받았다. 2011년 10월 국내서 처음으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 그린카는 차고지는 50개와 차량 110대, 회원수 1만3000명으로 시작해 올해 6월말 기준 차고지는 2250개과 차량은 4100대, 회원수는 160만명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이 대표는 “2014년만 해도 사업을 시작한지 3년차로 카셰어링 시장은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었다”며 “그린카와 경쟁사 쏘카는 1등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경쟁하며 시장을 키워왔다”고 회상했다.
불과 2년 사이 카셰어링 시장 분위기는 급변했다. 향후 자동차 산업의 지형변화와 맞물려 자동차, IT 등 다른 비즈니스와의 접목이 뛰어난 가치 비즈니스로 떠올랐다. 이 대표는 “5년 전 당시 KT렌탈(현 롯데렌탈) 마케팅본부장으로 근무할 때 수원시와 최초로 카셰어링 협약을 맺고 사업을 론칭했는데 그 때만 해도 ‘공유경제’라는 용어조차 일반적이지 않았다”면서 “불과 몇 년 만에 각광받는 사업이 됐고 시장 규모 또한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 속 취임 5개월 차에 접어들며 하반기 사업계획 실행을 앞둔 그의 어깨는 무거워 보였지만, 표정에는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이 대표는 “지난해 M&A 이슈로 그린카 투자가 중단되자 그 틈에 경쟁사는 급성장했다”며 “다시 역전시키려면 2~3배는 힘들지만, 그린카는 롯데그룹과의 시너지 효과와 더불어 집중 투자로 올해는 열심히 따라가고 내년 말쯤엔 카셰어링 업계 1위 탈환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카의 1등 탈환을 위한 필승 전략은 적기 투자다. 이 대표는 “올해 차량 등 영업자산에 약 500억, 시스템 등 인프라 투자에 50억 정도를 투자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올해 이상의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단골손님’ 확보하기도 주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카셰어링 업계 1위는 매출, 회원수, 차고지, 인지도 등 많은 부분이 있다”며 “그린카는 A(App)는 편리한 이용, B(Benefit)는 차별화된 고객 혜택, C(Care)는 깨끗하고 든든한 차량을 의미하는 ABC 전략으로 단골손님을 더 많이 늘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그린카의 성적은 ‘청신호’다. 이 대표는 “여름 성수기 이후 하반기가 올해 손익분기에 있어 중요한 시점”이라며 “올해는 매출 600억원, 회원 250만명, 차고지 3000개 등 모든 부분에서 전년대비 2배 가까운 성장이 예상 된다”고 말했다.
카셰어링 업체 중 그린카는 미래차 시장의 ‘테스트 베드’ 역할의 중심에 섰다. 그린카는 롯데렌터카와 함께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연내 120대 운영해 업계 최대 규모의 친환경 전기차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이미 유럽 쪽에서는 완성차업체 상당수가 자체적인 카셰어링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며 “신차 출시 전 소비자 체험과 여론조사, 홍보, 시승 목적으로 유용할 뿐만 아니라 향후 카셰어링 사업은 모빌리티 플랫폼과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자동차 산업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10년 후 그린카의 기업가치에 주목했다. 그는 “카셰어링이 보다 대중화되면서 대중교통 수단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이 핵심인 통합 플랫폼 사업자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세계시장에서 대표 브랜드 위상을 가져 10조 기업 가치를 가진 브랜드로 성장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