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언론들은 8일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결정 소식을 긴급뉴스로 타전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환구망, 중국신문망 등 현지 언론들은 이날 한국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한미 당국이 한반도에 설치된 주한미군 기지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평론에서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는 지역 안보에 커다란 피해를 줄 것"이라고 비난했다. 평론은 특히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한국이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봉사하는 하나의 바둑돌로 전락하는 것과 다름없다"고도 지적했다.
중국 언론들은 남중국해 분쟁 중재 판결(12일)을 앞두고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최종 결정한 사실에 주목했다.
마야오 상하이외국어대 국제관계공공사무학원 연구원은 이날 환구망을 통해 남중국해 중재 재판을 앞둔 시점에 한·미가 사드배치를 최종 결정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미국이 곧잘 사용하는 수법이라며 지정학적으로 남중국해 분쟁과 사드 문제로 중국을 동시에 압박하겠다는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반도 사드 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의심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국 정치평론가 두핑(杜平)은 이날 봉황TV를 통해 "사드는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면이 더 크다"며 중국도 이에 맞서 무기를 개발하고 공격 능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도 새로운 무기 개발에 더 열을 올릴 것이라며 이는 결국 한반도 불안정을 초래하는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것으로 내다봤다.
쑤하오 외교학원 교수 겸 전략평화연구센터 주임도 이날 신화통신을 통해 미국이 사드 배치를 통해 한국을 미국 주도의 아태 군사체계에 끌어들인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임이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시나군사망은 사드 배치에 맞서 중국은 3개 미사일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사드가 모드를 조정하기 어려운 고정식이라는 약점을 겨냥해 중국은 기동력이 우수한 둥펑-11A, 둥펑-15B, 둥펑-21D 시리즈 중단거리 고도정밀 탄도미사일로 한 번에 타격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전술적으로 사드를 제압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특히 러시아와 손잡는다면 강력한 공격능력으로 미국의 방패를 뚫을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즉각 "강렬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과 한국이 중국을 포함한 관련 국가들의 명확한 반대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사드의 반도(한반도) 배치를 선포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한국의 사드 시스템은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 실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안정에도 불리한 것이라며 "각 국가와의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노력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이처럼 신속하게 공식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 사안을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당국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를 중단·지연시키기 위해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선은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와 맥스 보커스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하는 등의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