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민선 6기 취임 2주년' 박원순 서울시장 기자회견 <일문일답>

2016-07-0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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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민선 6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아주경제 정용기 인턴기자 = "시민들이 시정의 중심에 서게 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혁신, 청년들에게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고 그들의 꿈이 이뤄지는 혁신, 무엇보다 양극화의 해소를 위한 혁신에 온몸을 바친 시장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가진 '민선 6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그간 소회를 털어놓고 향후 시정의 방향을 밝혔다. 박 시장은 2011년 시장 출마 당시 발표했던 선언문을 읽으며 회견에 임했다. 이후 약 1시간 동안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 취임 2주년 차까지 여러가지 사업을 했다. 대표적인 브랜드 사업이라고 생각하는 건 무엇인지.

"브랜드라고 하는 건 스스로 만든 적이 없다. 시민분들이 오히려 만들었다. 사람 중심도시 시민의 편을 들어주는 시정. 이러한 것으로 나를 표현할 수 있겠다. 사람들이 좌파라고 나를 표현할 때 나는 시민파라고 말한다. 시민의 편에서 응원하는 시정을 계속 펼칠 것이다. 복지정책, 도시재생, 보행중심 도시 등 모든 것이 시민의 편에서 시정을 펼쳤다고 말할 수 있다. 하반기에도 서울도심권에 차량보다는 대중교통을 대폭 강화하는 패키지 정책이 실시된다. 공공바이크도 더 도입해서 자전거 도시로도 꾸밀 계획이다. 20분 안에 서울의 주요 장소에 도착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자연친화적, 사람중심이 되는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 서울의 그늘과 소외층을 파고들겠다고 했는데, 아직 해결하지 못한 최우선 과제는.

"미처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이 많다.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 구의역 사고다. 서울시란 큰 그늘 아래서 여전히 상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우리사회에 오랜 기간에 걸쳐 효율이 사람의 안전을 앞섰던 것을 확인했다. 사람, 생명, 시민 중심 정책을 펼쳤지만 개선이 필요한 과제도 많다. 남은 임기동안 그늘과 소외를 챙길 것이다. 서울시만이 아니라 우리사회가 가장 본질적으로 겪고 있는 도전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격차가 대표적이다."

- '직원들과 스며들지 못한다', '시장의 생각을 직원들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얘기가 여전히 있다. 너무 많은 것을 챙기느라 중요한 것을 빠뜨리고 있는건 아닌지. 하반기 업무 스타일을 전환할 생각이 있는지.

"이미 업무스타일을 올해부터 바꿨다. 저녁약속을 밖에서 하고 집으로 일찍 돌아간다. 제 생활을 챙기는 삶을 시작했다.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던 스타일에서 벗어났다. 부시장에게 위임했다. 대면보고를 많이 줄인다. 서면보고를 받거나 부시장 보고 체제로 바꿨다. 지난 4~5년 동안 디테일하게 챙겼다. 원 없이 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고 직원들이 때로 힘들었다. 어떻게 직원들과 시장들의 생각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지 고민하고 많이 스타일을 바꿨다. 서울시 공무원이 무수히 많기 때문에 다 나의 생각을 따를 순 없다고 본다. 하지만 직원들이 많이 따라줬고 저와 같은 비전을 가지고 열심히 해줬다. 서울시 공무원만큼 열정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 대다수 공무원이 무능한 관료집단이란 틀을 깰 수 있었던 것도 직원들 덕분이다."

- 직장인은 5년차에 자만심이 커져 실수가 많다는데 서울시장도 5년차다. 자만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하셨는지. 연장선상에서 관료의 논리에 휘말려 초심을 잃으시진 않았는지.

"자만심에 빠졌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열심히 했다. 사소한 주민들의 불편이나 민원에도 귀 기울였다. 그런 과정에서 많은 것이 변화가 이뤄졌다.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재선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성원에 자만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도 든다. 특히 구의역 사고로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개혁정치들이 가질 수 있는 함정은 경계해왔다. 나만 개혁을 하기 위해서 들어왔다가 관료 집단을 적으로 몰아세워 아무것도 못하는 교훈을 잊지 않고 있다. 서울시 행정시스템이 많이 변했다. 공무원들을 적으로 돌려서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공무원과 함께 설득하고 대화해야 일이 된다. 반대편으로 몰아 세워서는 일이 되지 않는다. 초심과 다르게 개혁의지를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디테일에 강하다. 콘텐츠도 다르다. 내 방향대로 견인해 나간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공무원들이 가진 장점을 조합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 직원들과 수백 개의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추진한 것도 가능했다. 무리하게 프로젝트를 추진하지 않았지만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의 삶을 바꿨다. 작고 알찬 성과물이 쌓인 것이 지금의 서울을 만들었다."

- 강남 한강변 아파트. 특히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35층의 층고 제한에 묶여있다. 주민들 반발이 심하다.

"35층 층고 제한 문제는 시장이 결정한 부분이 아니다. 시민들이 결정한 것이다. '서울 2030 플랜'이 바로 그것이다. 한편으로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층수가 35층에 묶였다고 불행한 게 아니라고 본다. 잠실5단지의 경우 제2롯데 등 상업이 발달돼 있어서 상업지구 지정을 해준 것이다. 용산4구역도 상업성이 떨어져 국립박물관까지 이어지는 관광조성이 가능했기 때문에 지정한 것이다. '2030 플랜'은 시민들이 직접 만들었고 이는 지켜져야 한다."

- 강북은 강남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 즉 재개발 재건축 안되고 사업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슬럼화 우려도 나온다. 앞으로 구상은 무엇인지.

"기본적으로 사업성이 안 나오는 것 맞다. 하지만 사대문 안쪽으로는 역사성이 중요하다. 아파트 공화국이 돼서는 안 된다. 그런 관점에서 저층 위주로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강북이 살기에 불편하거나 행복하지 않은 곳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라고 본다. 북촌, 서촌, 이화동, 행촌동, 부암동 등 한양도성을 중심으로 하는 옛날 허름했던 도시들이 바뀌면서 사람이 몰려들고 있다. 심지어는 강남 주민들도 이곳으로 온다. 늘 강조했던 자연역사 사람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앞으로 강북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고층의 화려한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 살기 좋고 사람 냄새나는 자연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 일명 '반값식당' 문 열지 못했는데, 다시 추진할 것인지. 이외 추진 중인 프로젝트는.

"취임 초기 취약계층 거주지역에 만들고자 했다. 주위 식당들도 영세한 곳이 많았고 납득할 만한 이유가 많았기에 사업을 접었다. '반값'이란 이름을 붙이지 않았지만 그런 사업이 많이 진행 중이다. 동자동 쪽 건물 하나를 임대하고 리모델링했다. 원래 가격으로 5년 동결해서 임대하는 사업 중이다. 결혼식 비용 줄이는데도 힘쓰고 있다. 시민청, 공원 등을 활용해 사회적 기업이 음식을 제공하면, 결혼식 비용도 줄여 저렴한 결혼식이 가능하다. 쓸 때 없는 거품을 줄이면 실속있는 일들이 가능하다."

- 미세먼지 관련해 정부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시의 대책은.

"서울만 잘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공동체 움직임이 필요하다. 중국과도 논의를 하고 있다. 앞서 국내의 보일러 제조기업과 함께 산둥성 등을 찾았고 이산화질소 배출 저감장치를 개발했다. 경기도, 인천 등지에 화력발전소도 많은데 서로 협력이 필요하다. 정책적 수단을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 결단 없이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것을 모아서 미세먼지 저감에 힘쓸 것이다. 그 일환으로 서울시내 교통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 정부의 용산가족공원 개발 구상안은 그야말로 '짜깁기'로 보이는데.

"정부의 정책에 전면 반대한다. 1000년에 한번 올 기회다. 민족의 공원으로 되살려야 한다. 시민의 품으로 가야 한다. 자연의 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조선시대, 일제시대, 미군정 등 역사를 거치면서 유적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것을 잘 보존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 정부에도 강력히 요청한다. 본래 약속대로 온전히 비워줄 것을 그리고 신속히 비워줄 것을 요구한다. 처음 약속과는 다르게 미군이 점유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시간도 늦어졌다. 빠른 조치 기대한다."

- 갑을 사회 퇴출하겠다고 했는데, 여러 불평등 격차해소 사업이 한정적으로만 이뤄졌다. 이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지.

"협치,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중요한 사회로 거듭나야 한다. 10대 기업만 봐도 그렇다. 외국은 10년 안에 그 순위가 바뀐다. 하지만 한국은 그대로다. 시민들의 능력이 마음껏 발현돼야 한다. 모든 부문이 협업해야 한다. 소통하려고 노력해왔다. 집단지성의 힘을 믿는다. 한국이 위기에 몰렸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소통과 협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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