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엄주연 인턴기자 = 차(茶)는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음료다. 예전부터 녹차와 둥굴레차 등을 마셔왔지만, 정작 차의 베이스가 되는 홍차는 생소하게 다가온다. 최근 커피 열풍 탓에 차에 대한 관심이 줄었고 차의 효능에만 집착하는 고전적인 선입견까지 작용했기 때문이다.
차를 건강 음료로만 여겼던 이들에게 다양한 차를 소개하기 위해 차 전문 기업 삼원티앤비의 문선영 티 마스터(Tea Master)가 나섰다. 지난달 27일 서울 신사동에서 만난 그는 "차는 건강을 위해서 마시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기호식품"이라며 "차에는 정답이 없다"고 입을 열었다.
국내 차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차 수입액은 2009년 329만 달러(한화 약 38억4000만원)에서 2014년 1195만 달러(약 140억원)로 5년 동안 약 3.6배 증가했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차에 과일이나 우유, 탄산을 조합해 만드는 티 칵테일이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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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성장세로 '차가 곧 커피를 꺾을 수 있다'는 욕심이 생길 법도 하지만, 문선영 티 마스터는 "아직은 차와 친해지는 것이 먼저"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커피가 대중화되기까지 수십 년의 시간이 걸렸듯, 아직은 '차를 알아갈 시간'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차를 즐기는 문화'가 만들어지길 바랐다. 지금 마시고 있는 차의 이름이 무엇이고, 어떤 맛이 나는지 아는 것이 선행돼야 하는 일이다. 문선영 티 마스터는 "물과 유사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마실 수 있고, 수많은 종류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점이 차가 가지는 가장 큰 힘"이라며 "차를 특정한 맛으로 단정 짓지 않고, 여러 가지 맛을 다양하게 즐길 줄 아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예법과 수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도가 아니라 편안하고 즐겁게 차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는 10년, 20년 후 내 아이가 즐길 수 있는 차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느낄 수 없다'고 말하는 그의 자신감은 차가 낯선 사람들까지 차에 대한 궁금증을 낳게 만들었다. 티 마스터의 역할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