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무려 18번의 해를 함께 했다. 그리고 그 시간을 내려놓기란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터. 대한민국의 아침을 어루만져주던 국민 프로그램 KBS1 ‘아침마당’을 18년이란 세월동안 든든히 지켜왔던 이금희 아나운서가 마이크를 내려놨다.
지난 29일 KBS 측에 따르면 이금희 아나운서가 ‘아침마당’을 하차하고 7월 1일부터 새 MC인 엄지인 아나운서가 바통을 이어 받는다.
이 같은 상황에 이금희의 푸근하고 안정적인 진행을 사랑했던 시청자들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전국 노래자랑-송해, 아침마당-이금희 이런 법칙이 있는데 참 아쉽다” “유재석이 무도를 그만둔다고 생각해보자” “이금희 없는 아침마당은 상상하기 싫다” 등의 반응으로 진한 아쉬움을 쏟아내기도 했다.
30일 오전 이금희 아나운서는 하차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덤덤함으로 애써 포장하며 ‘아침마당’ 방송을 통해 직접 하차 소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여러번 연습했는데 지금 잘 생각이 날지 모르겠다. 18년하고 보름동안 서왔던 이 자리를 내가 오늘 떠나게 됐다. 열여덟 해라는 시간은 어린 아이가 태어나 어른이 될 정도로 긴 시간이다”라며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어머니, 아버지의 마음으로 늘 지켜봐주시고 날 이만큼 키워주신 시청자 여러분, KBS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모의 마음은 그런 것 같다. 자식이 어디가서 뭘 하든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은 똑같다. 자식이 떠난다고 해서 부모 자식간 인연이 끊어지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든 끈끈한 인연으로 만날 거라 생각한다. 집 떠날 때 자식 마음 알지 않나. 부모님이 건강하길 행복하길 바라고 있겠다. 진심으로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전한 뒤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리고 힘겹게 고개 든 이금희의 눈에는 끝내 아쉬움을 털어버리지 못해 눈물이 맺혀 있었다.
KBS도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내부적인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18년을 한결같은 모습으로 같은 시간대에 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진행자에게 어떤 이유에서든 갑작스러운 결정을 내린 것은, 진행자는 물론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닐 것이다. 적어도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은 주어졌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마저 느껴진다.
이금희 아나운서가 떠난 ‘아침마당’은 7월 1일부터 KBS 엄지인 아나운서가 합류해 윤인구 아나운서와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