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2016년 상반기 가요계에는 변화를 맞이한 아이돌 그룹들이 많다. 보통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기간이 7년인 것을 감안해보면 데뷔 7~8년차 그룹에 크고 작은 변화는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재계약 시점을 맞이해 팀 구성원에 변동이 생기거나, 해체가 되는 등의 일들로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 역사 속으로 사라진 그룹...‘해체’ 카라-포미닛
카라는 올해 초 가장 먼저 소속사와 안녕을 고한 팀이다. 지난 1월 15일 소속사 DSP미디어는 카라 멤버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와 전속계약을 종료했다. 이 때문에 4인조인 카라는 뒤늦게 합류한 허영지를 제외하고 모두 팀을 떠났다. 이 때문에 올해로 데뷔 9주년을 맞이했지만 팬들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해체 수순을 밟았다.
지난 2007년 가요계에 데뷔한 카라는 니콜, 김성희를 포함해 박규리, 한승연 4인조로 출발했지만 원년 멤버 김성희가 가장 먼저 팀을 떠났고, 구하라와 강지영을 영입해 5인조로 재정비했다. 5인조 재정비 후 카라는 ‘미스터’의 포인트 안무인 ‘엉덩이 춤’으로 일약 최고의 아이돌 그룹 반열에 이름을 올렸고, 일본에서 큰 사랑을 얻으며 K팝 한류 열풍을 견인했다.
이후 ‘허니’ ‘프리티 걸’ ‘루팡’ 등 여러 히트곡을 탄생시킨 카라는 소속사와의 갈등과 멤버들간의 왕따설 등이 불거지며 몸살을 앓았고 팀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던 중 엎친데 덮친격으로 멤버 니콜과 강지영이 2014년 팀 탈퇴를 선언했다. 탈퇴 후 니콜은 솔로 가수로, 강지영은 일본으로 건너가 배우 생활을 병행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적을 받아들지는 못했다.
팀의 주축이 됐던 두 사람의 탈퇴 후 카라 역시 존폐 여부의 갈림길에서 공개 서바이벌 오디션을 통해 막내 허영지를 영입해 활동을 이어갔다. 상처난 부분을 잘 봉합해 활동하는 듯 했으나 결국 재계약 시점에서 팀은 완전한 해체를 선언하며 카라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현재 한승연은 제이와이드컴퍼니와 전속계약을 맺고 7월말 경 첫 방송 예정인 JTBC ‘청춘시대’에 출연을 앞두고 있으며, 구하라는 배용준 사단인 키이스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또 박규리는 소속사를 여전히 물색 중이지만 모두 배우로서 전향하며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여전히 DSP미디어에 남아있는 허영지는 28일 종영한 tvN ‘또 오해영’에 출연하며 최근까지도 드라마와 예능에 모습을 비추며 활동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걸 크러쉬’의 대명사로 불리던 걸그룹 포미닛도 7년 역사를 뒤로 하고 해체됐다. 포미닛의 해체 소식이 알려진 건 지난 13일. 솔로 가수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던 멤버 현아를 제외하고 다른 멤버들이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당시 큐브 측은 이 같은 소식을 부인했지만, 이내 3일 뒤인 16일 “남지현, 허가윤, 전지윤, 권소현 4인은 6월 14일 당사와의 전속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큐브 엔터테인먼트를 떠나게 됐다”며 “큐브를 떠나게 됐다. 당사는 멤버 4인과 함께 재계약과 관련해 오랜 논의를 거쳤고, 심사숙고 끝에 재계약을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며 포미닛 해체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포미닛의 해체가 팬들을 더욱 아쉽게 만든 건 지난 7년 동안 단 한 번도 불화설이나 해체설에 휩싸인 적 없었기 때문이다. 멤버들간에도 돈독한 우애를 자랑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발표한 앨범들이 전과 비교했을 때 부진했고, 멤버들 각자의 미래와 지향점이 달라 의견이 갈렸으며 결국 여러 장의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가던 멤버 현아만 큐브에 잔류하게 됐다.
포미닛은 소속사 큐브와 첫 역사를 같이한 그룹이었다. 지난 2009년 ‘핫 이슈’로 데뷔와 동시에 많은 팬덤을 모았던 이들은 이후 ‘뮤직’ ‘이름이 뭐예요’ ‘거울아 거울아’ ‘볼륨 업’ 등 유수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걸그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아를 제외한 4인의 멤버들은 현재 새 소속사를 찾고 있다.
△ 멤버 탈퇴 후 팀 재정비, 2NE1-비스트-미쓰에이-나인뮤지스
해체를 선택한 그룹이 있다면, 팀은 그대로 존속한 채 한 두 명의 멤버만 탈퇴 한 그룹도 있다.
먼저 지난 4월 대한민국 탑 걸그룹 2NE1(투애니원) 공민지가 팀과 소속사를 함께 떠났다. 공민지는 그간 팀 탈퇴설이 꾸준히 제기 돼 왔다. 지난 2014년 발표한 ‘크러쉬(CRUSH)’ 이후 2NE1은 그룹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멤버 씨엘(CL)이 미국으로 본격 진출해 활동하거나, 산다라 박은 JTBC ‘슈가맨’의 MC로 활약 하는 등 개인 활동만 있을 뿐이었다.
또 2NE1은 그룹 활동이 전무한 상태에서 멤버 박봄이 마약 복용 등의 혐의로 한 차례 논란을 일으키며 의도치 않은 공백이 생겼고, 이 가운데 멤버 공민지는 별 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 이런 점이 공민지의 탈퇴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내보이기도 했다.
공민지는 오랜 기간 몸담았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품을 떠나 최근 백지영 사단의 뮤직웍스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며 솔로 가수로서의 활동을 예고했다. 또 공민지가 떠난 2NE1은 멤버 충원 없이 3인조로 컴백을 준비 중이다.
해체를 선언한 포미닛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비스트는 포미닛보다 더 먼저 팀의 변화를 맞았다. 포미닛과 같은 해 데뷔한 비스트는 말 그대로 트러블 메이커인 장현승을 팀에서 내보내고 5인 체제로 재정비했다.
당시 소속사 큐브는 “장현승이 팀을 탈퇴하고 윤두준-이기광-양요섭-용준형-손동운 5인 체제로 팀을 재정비 한다”며 “장현승과 5인 멤버는 서로 다른 음악적 견해에서 시작된 성격차이로 결별 하게됏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장현승은 팀 탈퇴 전 까지 끊임없이 제기된 ‘태도 논란’으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거대한 팬덤을 가진 아이돌 그룹이기 때문에 돌아선 팬심을 잡기란 쉽지 않았다. 이에 장현승을 제외하고 비스트로 활동을 이어가자는 멤버들의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보인다.
장현승을 제외하고도 비스트는 건재했다. 지난 27일 선공개한 ‘버터플라이’가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재확인 시켰으며, 비스트는 5명의 멤버로 오는 7월 4일 새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걸그룹 미쓰에이도 팀 재정비에 들어갔다. 중국인 멤버 지아가 지난 5월 20일 전속계약 종료 후 소속사를 떠나 고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지아는 중국에서 대형 매니지먼트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고국에서 연예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아는 전속계약 기간 만료로 자연스럽게 팀을 떠났으며, 팀 불화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이 때문에 미쓰에이 멤버 수지, 민, 페이는 지아의 향후 활동에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고 미쓰에이는 지아 없이 3인조로 활동할 예정이다. 특히 가수는 물론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수지는 오는 7월 6일 KBS ‘함부로 애틋하게’의 첫 방송을 앞두고 있으며, 다른 멤버들도 개별 활동 중심을 펼칠 계획이다.
걸그룹 나인뮤지스의 이유애린과 민하가 팀에서 졸업했다. 지난 8일 소속사 스타제국은 “나인뮤지스 멤버 이유애린과 민하가 전속계약 만료와 함께 공식적으로 나인뮤지스 졸업을 최종 결정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팬 사랑이 지극한 것으로 알려진 이유애린과 민하는 나인뮤지스 공식 팬카페에 자필 편지를 통해 팀 공식 탈퇴를 밝히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나인뮤지스 멤버들은 이유애린과 민하가 팀을 탈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우정을 과시했다. 지난 27일 나인뮤지스 경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혜미, 소진, 금조 등의 멤버들과 함께 생일을 맞이한 민하를 찾아 축하 파티를 벌이는 사진을 공개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팀을 탈퇴한 멤버들과 변치 않는 돈독함을 자랑하는 그룹은 드문 상황에서 나인뮤지스의 이같은 모습은 팬들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이유애린과 민하가 빠진 나인뮤지스는 멤버 충원 없이 6인조로 재정비 해 올 여름 컴백을 목표로 공식적인 유닛 활동을 준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