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EU와의 협력 지속? 보리스 존슨 딜레마

2016-06-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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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유력한 차기 영국 총리로 떠오른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이 영국과 유럽연합(EU)의 관계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EU 탈퇴파였던 만큼 발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존슨 전 시장은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26일(현지시간)자에 기고한 글에서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더라도 EU 단일시장과의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EU와의 관계 재설정을 통해 경제 성장과 자유무역 거래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U 탈퇴 카드가 영국의 고립을 자초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기고문에서는 EU와의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은 제시하지 않았다. 

당초 EU 잔류파였던 존슨 전 시장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캠페인 과정에서 돌연 EU 탈퇴 쪽으로 선회했다. 반면 EU 집행위원회(EC)와 유럽의회 의원을 지낸 부친 등 친(親)EU파인 가족들은 끝까지 잔류를 지지했다. 존슨 전 시장의 진심이 뭔지 논란이 일었던 이유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현지 언론은 일단 투표 결과로만 따졌을 때 이번 국민투표는 존슨 전 시장의 승리로 평가하고 있다. 같은 당 소속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나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이 EU 잔류 진영에 서서 패배한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입지가 넓어졌다는 뜻이다. 

다만 EU와의 본격적인 탈퇴 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노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단 탈퇴는 정해졌지만 앞으로 EU와의 협상 과정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차기 총리로 유력한 상황에서 EU와의 관계를 애매하게 설정하면 EU 탈퇴를 통해 보호무역주의를 기대했던 유권자들이 되레 등을 돌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존슨 전 시장은 집권 보수당 내에서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캐머런 총리 쪽에서 존슨 전 시장을 후보에서 탈락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차기 총리 자리를 놓고 보수당 내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보수당 내 EU 잔류파 중 총리 후보로는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 앰버 러드 에너지장관 등이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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