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폭풍…‘축구 종가’ 英 프리미어리그 ‘붕괴 위기’

2016-06-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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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웨인 루니.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Brexit)의 영향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됐다. 미국 프로야구(메이저리그), 프로농구(NBA)와 같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집중됐던 프리미어리그는 단순한 영국 자국 리그가 될 위기에 놓였다.

프리미어리그 입성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자국 선수 육성과 보호를 위한 정책 때문에 영국 취업비자를 받기 어렵게 해놓았고, 각국 국가대표 정상급 선수들에게만 취업비자를 발급하도록 엄격한 기준을 만들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기준으로 1~10위 국가에서 뛴 선수는 최근 2년간 A매치 30% 이상 출전 경력이 있어야 한다. 또 11~20위는 45%, 21~30위는 60%, 31~50위는 75%를 소화해야 프리미어리그 입성이 가능하다.

EU 국가는 예외였다. 역내 이동이 자유롭게 가능했기 때문에 프리미어리그 진출에 제한이 없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티에리 앙리(프랑스·은퇴)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레알 마드리드) 등이다. 이들은 A매치 경력이 부족한 유망주들이었으나 EU 혜택을 누리며 유망주 시절부터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며 세계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했다. 최근에도 디미트리 파예(웨스트햄), 앤서니 마샬(맨유·이상 프랑스) 등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날개를 폈다.

그러나 브렉시트로 인해 프리미어리그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젠 EU 국가의 혜택은 없다. 국가대표 주전급 선수가 아니면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수 있는 자격 요건을 갖추기 어렵게 됐다. 프리미어리그 각 구단의 유망주 정책마저 송두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반대로 이적료와 선수 연봉은 급등한다. 유망주가 없는 상황에서 선수 수급 자체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좁은 문을 통과한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슈퍼스타가 없는 프리미어리그를 향한 광고 시장도 등을 돌릴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해 48억 달러(약 5초7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유럽 리그 가운데 최고 매출이었다. 중계권료는 25억 달러(약 3조원)였다. EU 국가 선수들이 나가면 중계권을 팔기 힘들고, 해외 기업의 투자와 광고도 함께 빠져나가 수입은 뚝 떨어질 수밖에 없다.

BBC 등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EU 출신 선수는 무려 16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영국 취업비자 조건을 채운 선수는 고작 40여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100여명은 짐을 싸야 한다.

프리미어리그에 챔피언십(2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까지 포함하면 총 332명이 영국을 떠나야 해 리그 붕괴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애스턴 빌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우는 선수단의 절반인 무려 11여명이 팀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여 구단 운영 자체가 힘들다.

EU 탈퇴 절차의 기간은 남아 있다. 하지만 ‘축구 종가’는 이미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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