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엄주연 인턴기자 = “DDP 처음 와봤는데 이런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신기하다. 직접 작품을 만들면서 창의력도 높아질 것 같다.”(23‧김유진)
지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서울 국제 핸드메이드페어가 지하철 역사를 막 나온 관람객들을 맞았다. 덴마크 초청작가 호사(Rosa)가 어울림 마당 한 켠에서 워크숍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었다. 이곳에선 모두가 예술가다. 털실과 노끈 등을 이용해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작품은 DDP 어디에나 전시 가능하고 직접 소장해도 된다. 워크숍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지난 23일 핸드메이드페어가 개막된 DDP는 활기가 가득했다. 행사 이틀째인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인기가 대단했다. 작년 하루 방문객 수가 3000명이었지만 올해는 4000명으로 늘어났다. 관람객들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DDP 어울림 마당과 나눔터에서 관련 전시를 볼 수 있다. 입장료는 1만원. 참가자는 총 365팀이며 전시 부스는 400여개다. 전시 작품만 해도 4만점이 넘는다. 이 전시는 26일까지됐다.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이곳의 인기 비결을 물어봤다. 강남구에 사는 계윤선(28)씨는 “국제 페어라 그런지 다양해서 좋다”며 “지금껏 보지 못한 외국의 신기한 물건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다”고 말했다. 핸드메이드 관련 사업 종사자인 강은희(26)씨는 “매년 오는데, 올 때마다 흥미롭다”며 “여기 와서 아이디어를 얻고 간다”고 했다.
핸드메이드페어가 이처럼 흥행하는 이유는 국내에서도 핸드메이드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아이디어스 닷 미'를 개발한 백패커의 김동환 대표는 “이태원·삼청동·명동 등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수공예 판매 프리마켓이 대중화되고 있다”며 “오프라인 수공예 매출이나 생활 공예 시장이 각각 1125억원과 2조5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그 규모가 점점 커지는 추세다”라고 밝혔다. 아이디어스 닷 미는 핸드메이드 제품을 모바일에서 거래할 수 있는 어플이다.
핸드메이드 제품의 인기에 발맞춰 이번 전시도 상업성보다 사회적 가치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핸드메이드, 협업의 가능성”이다. 한 예로 유명 창작자와 시각장애인이 함께 협업해 시각장애인들의 자립을 돕기도 했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전시장 옆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셀프 프로모션’을 실시해 창작자와 바이어를 직접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전시 이후에도 창작자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실제 이곳을 방문한 사람 중에는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많았다. 경기문화재단에서 비공개 프로젝트를 기획 중인 안진희(37)씨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아티스트가 있으면 뽑아가려고 왔다”며 점찍어 놓은 창작자에게 명함을 전달했다. 인천 부평에서 마을기업을 하고 있는 김영미(44)씨도 “대부분 수공예에 관련 있는 사람들이 온다”며 “이곳은 교류의 장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부스 중 하나는 ‘잼있는 인생’이다. 이 부스 앞에는 뽑기 기계가 있다. 2000원만 내면 어떤 잼이 나올지 예측하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여성 청년 스타트업이자 소셜벤처다. 비정규직을 전전했던 청년이 이곳의 사장이다. ‘재미’의 가치를 일깨우기 위해 ‘잼’을 팔고 있다고 말하는 재기발랄한 회사다.
한편, 기대한 것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대해 주최 측은 “외국인 초대권을 마련한 정도다”라며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더 많이 유치하도록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는 DDP에서 앞으로 3년간 전시한다. 관광특구인 동대문의 특성을 잘 살려 외국인 관광객과 바이어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