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반격’…‘디 얼라이언스’ 버리고 ‘2M’으로 간다

2016-06-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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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협약 마지막 조건 해운동맹 가입 새 국면

[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글로벌 해운동맹 ‘디(THE) 얼라이언스’ 가입을 놓고 한진해운과 신경전을 벌였던 현대상선이 또 다른 해운동맹인 ‘2M’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현대상선은 23일 머스크(덴마크)와 MSC(스위스)로 구성된 ‘2M’과 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한 협력 논의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해 디 얼라이언스와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2M과도 가입의사를 타진해 왔다.

특히 2M이 협력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현대상선은 향후 3년 6개월간 내야하는 용선료 조정에 성공했고, 사채권자 채무재조정도 성공한 상태다. 해운동맹 가입만 확정하면 채권단 자율협약을 위한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8월 초 출자전환을 이행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대주주로 변경돼 경영정상화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1, 2위 선사인 머스크와 MSC가 결성한 2M은 현재 선복량이 총 585만2130TEU에 달하는 세계 최대 해운동맹이다.

CMA-CGM(프랑스), COSCO·CSCL(중국), 에버그린(대만), OOCL(홍콩) 등이 모인 ‘오션 얼라이언스’(546만183TEU)나 하팍로이드(독일), 한진해운(한국) 등이 결성한 ‘디 얼라이언스’(352만3206TEU)를 규모 면에서 압도한다.

현재 해운업계 컨테이너 선복량 가운데 2M의 점유율이 27.7%로 가장 높고 오션 얼라이언스가 26.1%를 차지한다. 여기에 현대상선까지 포함될 경우 29.82%로 오션 얼라이언스와의 격차를 더 벌릴 전망이다. 한진해운이 포함된 디 얼라이언스는 16.8%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한진해운이 용선료·컨테이너 박스 임대료 등을 잇따라 연체하면서 유동성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돼 현대상선의 가치가 재평가됐다고 보고 있다.

한진해운을 비롯한 소속 회원사들이 현대상선의 합류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오면서 2M 측으로 방향을 튼 측면도 있다.

2M은 세계 최대 동맹이라고는 하나 물량이 유럽에 편중돼 있어 아시아~미주 노선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여기에 한진해운과 더불어 미주 노선에 강점을 갖고 있는 현대상선이 참여할 경우, 2M의 미주시장 지배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현대상선의 합류 여부가 확정되면 2M 선사들은 오는 10월 말까지 운영상세계약서(OA) 협상 및 체결을 완료하고, 국가별 규제 당국에 신고를 마친 뒤 내년 4월 1일부터 공동 서비스를 개시하게 된다.

현대상선은 내년 3월까지 기존 얼라이언스인 ‘G6’를 통해 수송 서비스를 변함없이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2M과 현대상선 양측이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보완 할 수 있는 등 얼라이언스 파트너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서로가 윈-윈(WIN-WIN)하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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