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인 세제 혜택 제도 개선위해 공익활동 의무지출 제도 도입해야"

2016-06-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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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공익법인의 세제 혜택 제도 개선을 위해 '의무지출제'를 도입해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익법인이 보유 중인 재산의 일정 부분을 반드시 공익 활동에 지출하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세무당국 대신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 외부전문가 집단이 맡고 있는 공익법인의 세무확인 절차를 국가 관리 하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지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22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조세재정연구원 주최로 열린 '공익법인제도 개선방향' 공청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주제발표했다.

이번 공청회는 2017년도 세법개정 작업에 앞서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최상목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달 초 공익법인의 회계 투명성 확보를 위한 통일된 회계기준 설정, 공익법인의 상속·증여세 비과세 기준 변경 등을 검토해 세법 개정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공익법인은 비영리법인 중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법인을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 3만4000여개에 달한다.

공익법인이 영리법인의 주식을 상속이나 증여로 출연받을 때는 영리법인의 의결권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5%까지는 상속·증여세가 비과세되지만 초과분에 대해서는 과세한다.

전체를 비과세해주지 않고 5% 한도를 둔 것은 공익법인의 사적지배를 막기위한 조치다.

또 공익성 유지를 위해 영리법인이 출연한 재산은 3년 이내 직접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하도록 하고, 수익용 또는 수익사업용으로 운용하는 경우에는 매년 운용소득의 70% 이상을 직접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공익법인에 주식을 상속하거나 증여해 세 부담을 줄이면서도 오너 일가가 재단을 통해 기업을 지배하는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한편에서는 이같은 주식보유 제한이 공익재단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윤 교수는 "공익법인이 실제 공익활동 수행보다는 세금 부담 없이 기업 지배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더욱 공고하게 하는데 활용되고 있어 주식 보유한도를 더 낮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면서 "반면 어차피 지주회사가 허용되므로 공익법인이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활용된다고 해도 문제가 없으며, 아예 1994년 이전 수준인 20%선으로 한도를 환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민간재단(private foundation)의 경우 어떤 형태의 기업이든 20%를 초과하는 지분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대신 미국은 공익법인이 업무 수행을 위해 사용하는 건물을 제외한 나머지 자산을 모두 '투자자산'으로 분류하고 5% 이상은 반드시 공익 목적에 지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이처럼 주식에 관해 의무지출 제도를 도입할 것인지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도입을 전제로 주식보유 상한을 1994년 이전처럼 20%로 설정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의무지출 정도를 어느 선에서 설정할 것인지 연계해 주식보유 상한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윤 교수의 주장이다.

의무지출 제도 도입 없이 주식보유 한도를 높이면 공익법인이 공익활동에 도움을 주지도 않는 주식을 보유하면서 영리법인 경영에만 골몰할 수 있어 문제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른 대안으로는 공익법인이 보유한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안을 도입하면 공익법인이 지주회사처럼 이용되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고 윤 교수는 설명했다.

윤 교수는 공익법인의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통일된 회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공익법인은 1차적으로 변호사나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 외부전문가 집단이 출연재산 운용, 자기내부거래 등에 관해 1차적으로 '세무확인'을 하고 세무당국은 나중에 보고를 받는데 그치고 있다"면서 "외부전문가들이 보수를 지급하는 주체인 공익법인의 업무를 엄격히 검사하고 확인할 수 있는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외부전문가 집단 범위를 국가에서 정해 관리하면서 업무에 관한 보수를 국가가 지급하는 방안, 외부전문가가 의무를 게을리한 경우 제재하는 방안 등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또 세무확인과 공시, 장부 작성의 범위가 일치하도록 규정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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