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저녁식사에 동석한 이들에게 “영국이 유럽에 남아야 하는 이유를 세 가지 들어보라”고 말했다고 현지시간 21일 영국 텔레그레프가 보도했다.
여왕의 전기 작가인 로버트 레이시는 미국 뉴스 사이트인 더 데일리 비스트 기고문에서 여왕이 이 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여왕이 영국의 EU 탈퇴 의견으로 기울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텔레그래프는 20일 사설을 통해 영국에 EU 탈퇴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하지만 텔레그래프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질문은 여왕이 영국의 EU 탈퇴를 선호한다는 종전의 주장에 무게를 더해주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 선은 ‘여왕은 브렉시트를 지지한다’는 제목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이 브뤼셀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왕실은 즉각 여왕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라고 부인했고 지난달 영국 언론 감독기구는 더 선이 독자들을 오도했다고 판단했다.
영국 여왕은 정치적 중립의 의무가 있지만 과거에도 은근슬쩍 국민투표에 구두 개입한 적이 있다. 지난 2014년 스코틀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분리를 추진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했을 때 여왕은 언론에 보도될 것을 예상했을 것임에도 일반인과의 대화에서 스코틀랜드 국민들이 표를 행사하기 전에 “무척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 것. 여왕이 스코틀랜드의 영국 내 잔류를 희망하고 있음을 신호하는 발언이었다.
로버트 레이시는 텔레그레프와의 인터뷰에서 “여왕은 일반적인 토론 중에 질문을 던졌다. 여왕은 솔직한 토론을 좋아하고 이 질문은 탁구를 치듯 여왕이 저녁 테이블 위에서 던진 것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