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 주 동부와 애리조나 주, 네바다 주 남부, 뉴멕시코 주 등 서남부 지역에 살인 폭염이 기승을 떨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기상청은 전날 이 지역에서 하루 최고기온 기록이 17개나 작성됐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 주 팜 스프링스 인근의 사막 마을인 서멀의 최고기온은 48.3℃, 같은 주(州) 로스앤젤레스 인근 우들런드 힐스 지역은 2008년과 같은 42.7℃를 기록했다. 로스앤젤레스 북부 버뱅크의 기온 역시 42.7℃로 종전 기록(40℃)을 가뿐히 넘었다.
로스앤젤레스 시 중심가의 기온도 35.5℃로 치솟았다.
사막인 애리조나 주는 최근 폭염 탓에 4명의 사망자를 내는 등 살인적 더위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애리조나 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피닉스의 수은주는 19일 47.7℃를 가리켜 종전 최고(46.1℃) 기록을 거의 50년 만에 갈아치웠다. 20일에도 피닉스, 투산 유마 지역의 기온은 46.1∼48.9℃에 이를 것으로 점쳐졌다.
기상 당국은 멕시코에서 이동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촉발된 이번 살인 더위의 기세가 21일부터 사그라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무더위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캘리포니아에서는 산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캘리포니아 언론들은 전했다.
지난 15일 로스앤젤레스 시 북서쪽 샌타바버라 카운티에서 발생한 산불은 40℃ 이상의 고온 건조한 날씨와 시속 80㎞의 강풍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여의도 면적(2.9㎢)의 6배가 넘는 19㎢의 로스 파드리스 국유림과 샌타바버라 카운티 숲을 태웠다.
멕시코 접경 지역인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 19일 난 산불로 임야 6㎢가 잿더미로 변했고, 로스앤젤레스 인근 실버 레이크에서도 같은 날 화재가 발생해 도로 2개가 폐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