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역대 최악의 총기 참사인 플로리다 주 올랜도 테러 후 총기 규제 논쟁이 한창 뜨거운 상황에서 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LGBT) 등 성 소수자 집단 내 총기 옹호 단체 회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 대부분이 게이 나이트클럽을 방문한 성 소수자였던 만큼 자기방어를 위해 총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미국 NBC 방송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를 보면, 다른 이의 공격에서 자신을 보호하도록 성 소수자의 수정헌법 2조(총기 권리 규정) 실천을 주장해 온 '핑크 피스톨스'의 회원은 올랜도 참사 전 1500명에서 참사 후 4500명으로 3배 늘었다.
핑크 피스톨스의 대변인인 크웬돌린 패튼은 NBC 방송에 "현재 페이스북, 미국 전역에 산재한 지부, 총기 사용을 교육하는 강사들에게 LGBT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0년 발족한 핑크 피스톨스는 '국제 LGBT 자기방어 조직'을 자임하며 성 소수자에게 '컨실드 캐리'(총을 권총집 등에 보관해 남들의 눈에 보이지 않게 휴대하는 것) 허가증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받도록 권유한다. 미국총기협회(NRA)의 인가를 받은 강사에게서 총기 사용법을 배우는 LGBT내 총기 옹호 단체로 이성애자도 회원으로 받는다.
미국 33개 주(州)에 45개 지부가 있고, 잠시 활동을 멈춘 여러 지부도 이번 올랜도 테러를 계기로 다시 문을 열 참이라고 한다.
핑크 피스톨스는 총기 옹호에 적극적인 NRA와 똑같은 주장을 편다. LGBT가 더 많이 무장할수록 LGBT를 겨냥한 공격도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NBC 방송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자료를 인용해 해마다 LGBT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1600건 발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