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 오늘 쟁의 결의…파업 현실화 우려

2016-06-1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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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현대중공업 노사의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이 조선업계 위기와 회사의 구조조정 등이 맞물려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임단협 시작 1개월이 조금 지난 17일 대의원대회에서 쟁의발생을 결의한다.

노조 측에 따르면, 임단협에 사장이 나오지 않고, 교섭도 잘 안 된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다.

그러나 실제로는 조선업계 위기 극복을 위해 회사가 설비지원 부문 분사 방침을 내놓자 ‘강력 투쟁’을 선언한 노조가 파업 명분을 쌓고 있는 모양새다.

백형록 노조위원장은 15일 전제 조합원 집회에서 “회사가 설비지원 부문에 대한 분사를 추진하고 있어 언제 비정규직이 될지, 임금이 반토막 날지 불안하다”면서 “힘 있는 파업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쟁의발생 결의에 이어 다음 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할 예정이다.

중노위가 노사의 임단협 안건에 이견이 크다고 판단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합법적 파업이 가능하다.

노조는 중노위 결정을 전후해 전체 조합원 1만6000명을 상대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이런 일정과 절차를 감안하면 노조는 7월 첫 주에 파업 찬반투표를 하고, 둘째 주부터 파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사는 현재 양측의 임단협 요구안 설명을 마치고, 본격 심의에 들어갔다. 요구안 대한 심의가 이제 본격화했지만, 노조의 투쟁 분위기는 벌써 고조된 모습이다.

올해 임단협은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성과연봉제 폐지, 퇴직자 수 만큼 신규인력 충원 등 회사의 경영·인사권을 침해하는 안건 때문에 접점 찾기가 어렵다.

여기에다 구조조정 현안으로 노사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협상 장기화와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월 초 시작하는 여름 집단휴가 전까지 임단협을 타결하기 어렵고, 7월 중순부터 파업 투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게 현대중공업 안팎의 예상이다.

현대중공업은 강성 노선의 노조 집행부가 들어선 2014년과 2015년 노사협상이 파업을 겪으면서 해를 넘기거나 연말에 겨우 절충점을 찾았다. 전 집행부의 바통을 이어받은 현 집행부도 조직력과 투쟁력을 갖춘 강성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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