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유력 인사들의 공개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토크쇼의 여왕'으로 불리는 미국의 여성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15일(현지시간) 저녁 연예매체 '엔터테인먼트 투나잇'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정말로 믿고 있다"는 말로 클린턴 전 장관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지금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윈프리는 "당신의 정치적 관점이 어떠하건, 지금은 여성들에게 중대한 순간"이라면서 여성 대통령의 탄생은 그 자체로 '엄청난 사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이제 (유리)천장은 없다. 천장은 날아갔다"면서 "당신이 자유로운 세계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떤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윈프리는 16일에도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하면서, 자신이 정말로 필요하다면 선거전을 도울 뜻도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조지 W.부시와 로널드 레이건 등 역대 공화당 행정부에서 외교·안보 요직을 맡았던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이 16일(현지시간) 클린턴 전 장관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에 "트럼프는 공화당원으로 보이지 않는다. 공화당 이슈들에 대해 배우기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서 나는 클린턴 전 장관이 후보가 되면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공화당 인사인 아미티지 전 부장관의 이러한 선택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안보 노선을 지지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 내 대표적 지일파 인사로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 밝은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미군 주둔 분담금이 적다며 한국과 일본의 안보 무임승차론과 핵용인론을 제기하는 등 동맹을 뒤흔드는 트럼프의 주장에 동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1999년 3월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미 정부의 북미 기본합의가 불완전하며 엄격한 상호주의와 '힘의 우위'에 바탕을 둔 협상과 봉쇄의 2단계 대북정책을 제시하는 '아미티지 보고서'를 내놓은 인사다.
뿐만 아니라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미 최대 단일노조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의 지지를 확보했다.
리처드 트럼카 위원장은 성명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는 입증된 리더"라며 "경선 내내 그녀는 노동자들에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주목하는 이슈들에 대한 강한 열의를 보여줬다"며 지지 선언의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