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대한석탄공사와 광물자원공사의 신규채용이 중단된다. 그동안 통폐합 우려에 노동조합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석탄공사에 대해 정부가 생산감소와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의 칼을 빼 든 것이다.
또한 일반 국민이나 기업이 전기를 만들어 사고 팔 수 있도록 한국전력이 독점하고 있는 전력 판매(소매) 분야가 단계적으로 민간에 개방되며 우량 공기업인 한전의 발전 자회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에너지 공기업 8곳의 증시 상장도 추진된다.
무리한 투자로 부실을 키운 한국석유공사와 가스공사는 해외광구 등의 자산을 매각하고, 한국광물자원공사는 해외자원 개발 사업에서 손을 뗀다.
정부는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따라 지난해 사회간접자본(SOC)과 농림·수산, 문화·예술분야 기능조정방안을 발표한데 이어 이날 에너지 등 3개 분야 개편방안을 추가로 확정했다.
이번 조정에 따라 기초전력연구원·국립생태원·낙동강생물자원관·호남권생물자원관·멸종위기종복원센터 등 5개 공공기관이 통폐합되고, 석탄공사·광물자원공사의 구조조정이 추진된다. 29개 기관은 기능이 개편된다.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 인력 3500명이 전환 및 재배치, 감축될 예정이다.
이번 방안에 따르면 석탄공사와 광물자원공사는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는다.
정부는 석탄공사가 연차별로 감산계획을 수립하고 정원을 단계적으로 감축해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신규 채용도 중단된다.
또한 정부는 석탄과 연탄 수요를 줄이기 위해서 가격을 단계적으로 올리되 연탄이 서민용 연료인 점을 감안, 저소득층에게 지급하는 연탄쿠폰 지원금액을 함께 늘리기로 했다.
광물자원공사 역시 해외 자원개발 기능에서 단계적으로 손을 떼고 광물비축과 방산 업무는 타 공공기관에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2020년까지 인력을 줄이고 신규채용도 중단된다.
석유·가스공사는 해외자원개발 사업과 관련해 핵심자산만 남기기로 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던 석유·가스공사의 통합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공부문이 독과점하고 있는 분야에서 민간 참여가 확대된다.
정부는 우선 한전이 독점하고 있는 전력 판매(소매) 분야 규제를 완화한 뒤 단계적으로 민간에 개방키로 했다.
이에 따라 태양광이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분야 신사업자들이 전기를 생산한 뒤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게된다. 현재는 개인이나 민간사업자들이 전력을 생산해도 한전을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하다.
가스공사가 독점하고 있는 가스 도입·도매 분야도 민간직수입제도 활성화를 통해 시장 경쟁구도를 조성한 뒤 2025년부터 민간에 순차적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재무구조 개선과 투명성 제고 방안 중 하나로 남동발전 등 한전 발전자회사 5곳과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DN, 가스기술공사 등 에너지 공공기관 8곳의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지역난방공사는 내년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다만 민영화에 대한 우려 등을 감안해 정부나 공공기관 보유 지분을 51% 이상 유지하고 20∼30%만을 시장에 내놓는 혼합소유제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환경분야에서는 4개 생태·생물 관련 공공기관을 가칭 '생물다양성관리원'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교육분야에서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고전번역기능을 고전번역원으로 이관해 유사·중복 기능을 정리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노형욱 기재부 재정관리관은 "이번 기능조정 방안은 주무부처가 구체적인 추진일정을 7월까지 마련해 차질없이 이행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에너지 공기업 해외자원 개발 효율화 방안을 이달 중에, 전력 판매 규제 완화 및 민간개방 로드맵은 연내에 별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