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PB의 재테크 꿀팁]통화분산 투자와 역외펀드

2016-06-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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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KB국민은행 투자전략전문위원]

투자 격언 중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것이 있다. 특정 상품 또는 자산에 집중해서 투자했을 경우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면 큰 손실이 따르기 때문에 가능하면 다양한 상품과 자산에 나눠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미다.

분산 투자의 핵심은 서로 상이한 움직임을 갖는 다양한 상품에 투자해 개별 상품간 가격 움직임을 상쇄시켜 전체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금·주식·채권 등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할 수 있고, 투자 지역도 국내와 해외로 구분할 수 있다.

또 서로 다른 특성을 갖는 통화에 대한 분산을 통해 추가적인 분산 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역외펀드를 통한 통화 분산 효과에 대해 살펴보자. 역외펀드는 해외에서 등록된 펀드를 말한다. 따라서 펀드의 기준가도 원화가 아니라 해외 통화로 표시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화가 대체로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해외투자의 경우 선물환 등을 통해 환 위험을 헤징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역내펀드는 펀드 내에서 환헤지가 이뤄져 투자자 입장에서 환 위험을 헤지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해외 통화로 기준가가 산출되는 역외펀드는 환에 대한 부담으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유학·이민·사업 등의 이유로 해외 통화에 대한 실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대부분 선진국들이 제로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어 외화예금과 같은 현금성 상품의 기대 수익률이 턱없이 낮아졌다. 이에 현금 대비 다소 위험 부담이 따르더라도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외화 표시 상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 해외펀드 투자의 경우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화 강세 전망이 대세가 되며 환헤지가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하지만 아시아 역내 통화에 대한 영향력이 큰 위안화가 중국의 성장 둔화로 지난해부터 일방적인 절상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다. 미국 역시 지난해 말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달러 대비 원화의 추세적 절상을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따라서 해외 투자를 할 때 역내펀드 위주에서 벗어나 통화 분산 차원에서 투자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역외펀드 투자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위험관리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통화로 분류되는 달러화로 기준가가 산출되는 역외펀드에 투자할 경우 통화간 상관관계 차이에 따라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이 줄어들게 된다. 원화가 대부분 해외 자산 가격과 역의 관계를 갖고 있어 환헤지를 하지 않고 역외펀드에 투자했을 때 최종적으로 원화로 환산한 성과는 동일 자산에 투자하는 환헤지된 역내펀드에 투자했을 때보다 안정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선진주식과 선진채권, 신흥주식과 신흥채권을 대상으로 환헤지(역내)·환노출(역외) 투자를 했을 경우 성과를 비교해 보면 환헤지 투자에 비해 환노출 투자가 수익률이 모두 높았다. 변동성도 금과 선진채권과 같이 안전자산 성격이 강하고 변동성이 낮은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경우 환노출 투자의 변동성이 더 낮았다. 이것은 통화와 자산가격간 움직임이 서로 상쇄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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