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롯데그룹이 사정당국의 수사를 받는 등 위기를 맞은 가운데 오너가 형제의 경영권 분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12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이달 말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안건 상장 여부는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결정되는데, 거부할 명분이 뚜렷하게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안건으로 채택돼 주총 당일 투표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두 차례의 주총 표 대결에서는 모두 신동빈 회장이 승리했다.
작년 8월에 열린 홀딩스 임시 주총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건, '법과 원칙에 따르는 경영에 관한 방침' 건이 모두 15분 만에 통과됐다. 또 올해 3월 6일 주총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기한 자신의 이사 복귀와 신동빈 회장·다카유키 사장 이사 해임 건이 30분 만에 모두 부결됐다.
특히 신동주 전 부회장은 3월 주총을 앞두고 지분 27.8%를 보유한 종업원 지주회에 1인당 25억 원 상당의 지분을 배분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제안이 판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수사를 받는 등 위기에 직면하자 신동주 전 부회장이 반격의 기회로 활용하는 분위기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0일 롯데 본사와 계열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창업 이후 최대 위기 상황이라는 중대성에 비춰 정기 주총에 앞서 롯데홀딩스 및 종업원 지주회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긴급협의의 장을 설치하길 요구한다" 성명을 냈다.
지난 8일 일본에서 서울로 건너온 신 전 부회장은 9일 건강이 나빠진 신격호 총괄회장의 서울대병원 입원에 동행하기도 했다. 후계자 이미지를 고려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 측은 이같은 위기가 신 회장의 경영권을 흔들지는 못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거듭된 수사 소식에 그룹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은 사실이지만, 종업원 지주회 등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들이 동요하는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