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제도 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업 IFRS4 2단계 도입 영향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재무회계 기준 변경이 보험사에 미칠 단기적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연착륙할 수 있는 세부 방안들을 검토·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FRS4 2단계 방식이 도입되면 보험업계는 부채 규모를 원가에서 시가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적용 시 보험사 부채가 지금보다 증가해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IFRS4 도입 준비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지난 2일에는 보험사 리스크와 계리 담당 임직원을 소집해 IFRS4의 단계적 준비를 주문했다.
금감원은 새 회계기준 도입에 박차를 가하는 반면 금융위는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비롯된 것인지 임 위원장은 계속해서 '금융위와 금감원은'이라는 주어를 사용해 두 기관이 한 목소리를 낸다고 시사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보험업 새 회계기준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보험부채의 시가평가는 보험회사가 보험가입자들에게 약속한 보험금 지급 의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나타내준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또 "상품 만기가 장기인 보험상품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일부 보험사 경영진이 회사가치 극대화보다는 단기수익 극대화에 치중할 수 있다"며 "이런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은 "현시점에서 일시적인 재무 영향 등을 이유로 IFRS4 2단계 도입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이 제도가 한국 보험산업에 미칠 긍정적 측면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반투자자·소비자들은 보험사의 실제 보험금 지급 역량을 쉽게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IFRS4 2단계 도입과 별도로 보험사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한 걸음씩 추진해 나가되 급격한 충격이 없도록 차분히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여력이 더 정확히 산정될 수 있도록 지급여력비율(RBC)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또 부채 적성성평가제도를 정교화해 새 회계기준이 도입됐을 때 충격을 완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