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人100言]이재용 “다시 한 번 바꾸자”

2016-06-0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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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기적을 이끌어낸 기업인들의 ‘이 한마디’ (9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자료=삼성그룹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다시 한번 바뀌어야 하는 시기입니다. 여러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100년 삼성’을 위해 다시 한번 바꿉시다.”

2014년 1월 20일 저녁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그룹 신임 임원 부부동반 초청 만찬장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부친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했을 당시 “변화와 실질적인 행동”을 강조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되짚어보면 이날 이재용 부회장의 발언은 향후 벌어질 삼성의 대변화를 미리 예견했던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게 한다. 2014년 이후 현재까지 삼성그룹은 역사상으로 가장 역동적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했고, 현재까지 진행형이다. 그 중심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있다. 모든 계열사를 끌고 가는 이건희 회장의 방식과 달리,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아무리 우수한 실적을 내는 계열사도 집중에 속하지 않으면 매각 리스트에 올릴 정도다.

이와관련, 이재용 부회장은 주변 인사들에게 “삼성 수뇌부 가운데 화학·방산 계열사에 일 년에 몇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 이런 기업을 핵심으로 키우고 싶어하는 그룹에 매각하는 게 직원들을 위해서도 낫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불필요한 격식을 멀리 한다. 모든 의전 절차를 없앴고 출장도 수행원 없이 혼자 다닌다. 긴급한 현안이 있을 때 이메일이 아닌 스마트폰 문자를 주고 받는다. 그의 결제서명은 "그렇게 하세요"라는 단문이다. ‘업무에 집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핵심과 상관없는 껍데기에 매달릴 여유가 없다. 이러한 것들을 내가 스스로 먼저 철폐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러한 그의 리더십을 '실리추구 형'이라고 평가한다.

또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진, 임직원들에 전가했던 책임을 직접 끌어 않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직접 내가 사과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삼성서울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의 진원지로 드러나며 파장을 일으키자, 그해 6월 이재용 부회장은 직접 국민들 앞에 나서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 드렸다”며 머리를 숙여 사죄했다. 이어 “관계 당국과도 긴밀히 협조해 메르스 사태가 이른 시일 안에 완전히 해결되도록 모든 힘을 다 하겠다.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병원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호암(湖巖)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손자이자 이건희 회장의 장남으로 향후 삼성그룹을 이끌어갈 이재용 부회장은 경복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게이오기주쿠 대학과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해 2001년 경영기획팀 상무보, 2003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를 거쳐 2004년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의 액정화면(LCD) 패널 제조사(현 삼성디스플레이)인 S-LCD 등기이사가 됐다. 2007년 삼성전자 글로벌고객총괄책임자 전무, 2009년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 2010년 COO 사장을 거쳐 2012년 말부터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2007년 1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처음으로 공식 인사를 나눈 이재용 부회장은 “인간적으로나 회사 안에서나 커리어 개발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으니 많이 지켜봐주고 도와 달라”고 했다. 이후 그는 전 세계 곳곳을 다니며 다양한 기업, 기업인들과 만난 경험을 토대로 미래 삼성그룹을 그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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