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人100言]정몽진 “모르는 분야는 절대 안 들어간다”

2016-06-0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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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기적을 이끌어낸 기업인들의 ‘이 한마디’ (97)

정몽진 KCC그룹 회장[사진=KCC그룹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모르는 분야에는 절대 안 들어간다.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평균 5∼7년의 검토 끝에 조심스럽게 들어간다. KCC가 실리콘사업에 진출했을 때는 무려 10년의 검토기간이 있었다.”

지난 2004년 정몽진 KCC 회장은 국내첫 실리콘 상업생산에 성공한 뒤 실리콘 사업 사업 참여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치밀한 준비기간을 거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몽진 회장은 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막내동생인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의 맏아들이다. 용산고등학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조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졸업한 뒤 1991년 고려화학(현 KCC)에 이사로 입사했다. 1998년 KCC그룹 총괄부회장을 거쳐 2000년부터 회장에 올라 그룹을 이끌고 있다.

KCC그룹은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된 다른 그룹들과 달리 정상영 명예회장이 처음부터 독자 노선을 걸어왔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1958년 그룹의 전신인 금강스레트공업을 설립해 도료와 유리 등 건축자재 사업을 시작했다. 1974년에는 울산에 유기화학 업체인 고려화학을 세웠으며 1989년 6월 건설사업 부문을 분리해 금강종합건설을, 같은 해 8월 금강레저, 1990년 고려시리카, 1996년 금강화학을 각각 신설하는 등 KCC를 종합화학기업으로 성장시켰다.

KCC그룹이 실리콘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진출한 것은 2000년 정상영 명예회장이 경영권을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KCC 사장 등에게 경영권을 넘기면서부터다. 10여년 전부터 실리콘 사업 진출을 검토했던 정상영 명예회장은 대업을 정몽진 회장에게 맡겼다. 아버지의 뜻을 따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실리콘 사업을 준비한 정몽진 회장은 회장 취임 후 본격적인 사업을 개시해 2004년 국내 첫 실리콘 상업생산에 성공했다. 실리콘에 대한 모든 것을 다 공부한 정몽준 회장의 노력이 있었기에 KCC는 큰 시행착오 없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이에 실리콘 사업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 2004년 정몽진 회장은 “실리콘 제조 기술이야말로 앞으로 50년 간 KCC를 먹여 살릴 미래 성장동력이다. 앞으로 세계 4대 실리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다짐했다. 4년 후인 2008년, 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그는 “실리콘 사업에 2012년까지 1조원 이상을 집중 투자,세계 4대 실리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정몽진 회장은 실리콘을 기반으로 한 파생제품을 연이어 개발했다. 2006년부터 화장품용 실리콘의 독자개발을 추진, 현재 원료 생산공장을 통해 50여 종의 화장품용 실리콘을 생산해 국내외 화장품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KCC는 1조3000억원 규모의 세계 화장품용 실리콘시장에서 세계 5위의 점유율을 기록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K뷰티’ 열풍에 힘입어 국산 화장품 인기가 높아지면서 사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7월 독자기술로 초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에 성공해 미국 등에 수출했으며, 2014년 6월 국내 최초로 1200도 불에도 견디는 실리콘 스펀지를 개발했다.

2010년 충남 서산 폴리실리콘 준공 기념식에서 정몽진 회장은 “유가가 계속 오르면 석유화학 제품이 누리던 지위를 실리콘이 차지할 것이다”면서 “한국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실리콘을 기반으로 하는 정밀화학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예견대로 KCC그룹은 실리콘 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초일류 정밀화학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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