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중국대사관 앞 미신고 집회 회원 선고유예 선처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불법 구금된 중국 여성 인권 활동가를 석방하라며 중국대사관 앞에서 미신고 집회를 한 국내 시민단체 회원에게 법원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선고유예로 선처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노서영 판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성 인권 활동가 김모씨(38)에게 벌금 100만원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7일 밝혔다.

시민단체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NGA)' 소속인 김씨는 지난해 3월 18일 오전 11시께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서울 중구 중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당시 다른 여성 활동가 15명과 함께 '중국 정부는 구금된 페미니스트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여성 인권 활동가 5명을 즉각 석방하라'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당초 벌금형에 약식기소됐던 김씨는 "기자회견 일환으로 구호를 외쳤을 뿐 사전신고 대상이 되는 옥외집회가 아니다"라고 무죄를 주장하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노 판사는 "김씨 등의 행동은 기자회견의 목적과 범위의 수준을 넘어서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는 행위이므로 사전신고가 필요한 집회"라며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여성 인권 활동가들을 불법 체포·감금했다는 소식에 구명 운동이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던 점, 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된 점을 고려했다"며 선고를 유예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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