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우리나라와 프랑스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첨단 신산업 분야에서 기술협력과 공동연구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양국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9건의 기술협력 MOU를 포함해 모두 27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최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양국이 미래성장 동력을 육성하기로 했다"며 "이는 경제 재도약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부와 프랑스 경제산업디지털부는 기술협력 확대 의향서를 체결, 자율주행차, 나노전자, 디지털 헬스케어 등 기존의 3대 분야에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E-러닝, 에너지를 더해 모두 6개 분야에서 공동 기술개발 과제를 발굴하기로 했다.
바이오 분야에선 유전체 관련 유럽최대의 바이오 클러스터인 '제노폴'과 대구·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첨단유전체, 신약개발, 의료기기 공동연구 ▲바이오기업 입주지원 ▲바이오 스타트업 설립 등을 담은 전략적 협력 동의서(SEA)를 체결했다.
제노폴은 프랑스 정부 지원을 받아 1998년 설립된 바이오 분야 연구단지로 국립유전자 연구소와 게놈 연구소 등 21개 연구소와 81개 기업이 입주해있다.
안 수석은 "유전체 정보와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개발과 상대 시장 진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기차 충전소 보급확산 공동연구, 양국 민간기업의 스마트그리드 사업 참여 등을 담은 사업의향서 ▲청정에너지 공동기술 개발 등 에너지기술 R&D 의향서 ▲주변에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집해 전기로 전환하는 에너지 수확기술 협력 MOU ▲프랑스 최대 국책연구기관인 국립과학연구원(CNRS)과 언어 인공지능(AI)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협력 MOU 등도 체결됐다.
이와 함께 양국은 창업협력, 문화콘텐츠 공동제작 등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우선 양국은 각각 5개 업체를 선발해 오는 9월부터 상대국 창업지원 기관에 입주해 창업 성공사례를 만들자는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은 프랑스 창업지원기관인 파리앤코 또는 유라텍에, 프랑스 기업은 강남에 소재한 팁스타운에 입주하게 된다.
양국은 또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프랑스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프렌치테크 허브간 파트너십 구축 등 창조경제협력 의향서 ▲창업기업 교류지원 정례화 MOU ▲IT 창업학교 협력 MOU도 체결했다.
아울러 양국은 한류 확산과 더불어 뽀로로, 로보카 폴리 등 한국의 방송콘텐츠가 프랑스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영화, 웹툰, 공연 등 문화콘텐츠 공동제작을 활성화하고 세계 문화시장에도 공동진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교류협력 MOU를 체결하는 한편, KBS 월드 등 우리측 3개 방송사는 공동제작, 정보교류 협력을 통해 프랑스 방송·콘텐츠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키로 했다.
양국은 경제규모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역·투자가 미흡했던 만큼 장관급 대화채널 구축, 정보교환과 사절단 확대 등을 통해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으며, 제3국 공동투자를 위한 양국 투자공사간 MOU도 체결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선진 채권국 협의체인 파리클럽 가입을 선언했다.
안 수석은 "파리클럽 가입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9년 만에 국제사회에서 선진 채권국으로 인정받는 큰 의미를 가진다"며 "정회원국이 되면 대외채권 회수 가능성이 커지고, 채무조정 등에 대한 의결권을 확보해 국제사회의에서 우리의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두 정상은 한불·불한클럽이 지난 3월 개최한 한불리더스 포럼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한 정책제안서도 보고받았다.
한불·불한클럽은 ▲북핵·테러대응·평화유지 등 외교안보분야 전략적 대화증진 및 고위층 교류 정례화 ▲북한 인권개선 공동노력 ▲아프리카 대상 개발협력 공동사업 추진 ▲양국 청년을 초청해 상대국에 체류시키는 영리더스 포럼 발족 ▲양국 투자 강화 등 32개항의 양국 협력 강화 방안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