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소위 '낀박'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당내 계파 청산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한 가운데서 양쪽 눈치만 보고 있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이다.
그런 그가 3일 이 별칭에 대해 "과히 기분나쁘지 않다"면서 "'낀박'들을 늘려가서 완벽한 계파주의 혁파를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은 물론 당내에서도 이 사람 저 사람 눈치를 안 볼 수 없다, 인정한다"면서 "야당과 협상해야 하고 청와대, 정부와도 조율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서서히 친박과 비박이 소멸단계로 가고 있다고 저는 확신한다"면서 "한 달 뒤, 두 달 뒤, 세 달 뒤가 다를 것" 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가 가시화되면 그야말로 계파 구분, 계파의 분열적 갈등은 소멸되고 정리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 구성부터 왔다갔다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는데 나름대로 한복판에 서 있으려고 안간힘을 썼다"면서 "정치에서 중도의 길을 가는 것은 고속도로에서 중앙선에 서 있는 것처럼 위험하다는데 그 길을 가려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당초 원내대표 선출 당시 내걸었던 '수평적 당청관계' 마련과 관련해 그는 "청와대와 긴밀히 정책사항을 협의하는 것은 온당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분명히 말씀드린대로 원내대표로서 주어진 권한과 책임, 재량권을 가지고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거와 같이 일방통행식으로 청와대 오더(지시)를 그대로 이행하는 당 운영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당이 체질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듯이 청와대도 바뀐 측면이 분명 있다고 스스로 진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했던 사람으로서 매커니즘을 잘 안다"면서 "(현기환 정무수석과) 큰 불협화음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한 달을 회고하며 정 원내대표는 "고백하면 지난 한 달을 살아오면서 가장 힘든 한 달이었다"면서 "제 의도대로 잘 안 되는 일도 있었지만, 많은 의원님이 힘을 보태주고 믿어줘서 당 수습의 단초를 결국 한 달 안에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한편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기간 연장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세월호특별법 개정 여부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는 "이미 조사가 상당부분 이뤄졌고 기한을 연장해야 할 만큼 과제가 남아있다는 데 과연 많은 국민들이 동의할까 반문해보고 싶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