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현대상선은 ‘디(THE) 얼라이언스’ 소속 6개 회사 중에서 기존 ‘G6’에 소속된 3개사는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를 전제로 해운동맹 가입을 지지하겠다고 이미 문서를 통해 밝힌 만큼 개별 접촉을 통해 재가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2일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본사에서 열린 G6 해운동맹 정례회의에는 하팍로이드(독일), NYK, MOL(이상 일본) 외에 또다른 해운동맹 ‘오션’에 편입되는 OOCL(홍콩)과, 역시 오션의 회원사인 CMA-CGM에 인수된 APL(싱가포르) 관계자가 참석했다.
김정범 현대상선 비상경영실장(전무)은 정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각 사의 실무를 담당하는 임원이 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에 해운동맹과 관련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면서 “또 회원사 일부가 다른 해운동맹(오션)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디 얼라이언스 가입문제와 관련한 얘기를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한진해운의 동의 여부에 대해서는 “예민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상생 모드를 취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한진해운이 대승적 차원에서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전날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이 참석을 결정하면서 기대됐던 정부의 측면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윤 차관은 당초 정례회의가 끝나고 하팍로이드, NYK, MOL 등 3개사와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당초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과 새로운 얼라이언스 선사 간의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당부할 계획이었으나 외국선사의 요청으로 불참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례회의에 참석하는 G6 소속 선사 관계자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최종적으로 해운동맹 가입 결정 이전에 정부 측 인사를 만나는 것 자체에 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통상 해운동맹 정례회의는 노선이나 각종 영업기밀을 공유하는 자리라 극도로 예민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해운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를 앞두고 열리는 이번 회의는 중요한 자리였는데 과열된 취재 열기로 회의가 짧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진해운은 이날 오후 사전설명회를 열고 오는 17일에 있을 사채권자 집회에 대비했다.
한진해운은 이번 사채권자 집회에서 19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에 대한 채무재조정 안건을 의결한다. 만약 이날 채무재조정에 실패하면, 사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채무불이행 사태를 맞게 된다.